온고지신(溫故知新)하는 즐거움
온고지신(溫故知新)하는 즐거움
  • 박경숙 <청주 산남고 교사>
  • 승인 2014.12.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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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경숙 <청주 산남고 교사>
 
뉴스를 접하거나 학생을 가르치며 자주 느끼는 것은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기성세대는 우리 역사와 전통 문화를 지나치게 홀대하고 젊은 세대는 우리 것에 대체로 무관심하거나 무지(無知)하다는 것이다. 

물론 IMF 경제 위기를 겪었고 아직도 나라 살림이 어려워서이기도 하겠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역사교육과 전통문화 체험 교육은 ‘온고지신(溫故知新)하는 슬기로움’을 체득하게 한다는 점에서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된다. 

너나할 것 없이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것을 깨쳐 경쟁력 있는 문화 자원으로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렇다고 이것을 융통성 없는 국수주의(國粹主義)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수시로 맞닥뜨리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난제들 역시 역사와 전통을 더듬어 보는 가운데 보다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이제라도 한국사 교과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바꾼 것은 천만다행이고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말이 있듯, 방치되었던 많은 유적을 고증하고 복원하여 세계에 내놓을 문화유산으로 가꾸고, 비교할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지닌 줏대 있는 교육 사업을 펼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나라 살림이 어렵고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하더라도, 훼손되었거나 원형이 사라져가는 유ㆍ무형문화재를 보전하고 전수하는 일, 그동안 관리하지 못해 해외로 유출된 중요 문화재를 환수하는 일, 우리 것을 지키고 가꾸어 현 세대와 후손에게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자부심을 갖게 하는 교육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

새로운 밀레니엄(millennium)이 시작되던 2001년부터 배웠던 것을 동원하고 인연 맺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전통문화연구반’, ‘맘씨-맵시-솜씨반’, ‘문화재수호단’, ‘느티봉사단’, ‘우리말글연구회’ 등의 동아리를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해 왔다. 우리말을 순화하고 우리 문학작품을 비평하는 일은, 우리의 민족정신을 계승하는 교육이며 문화재 및 전통문화 애호활동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같은 것이라 생각하며, 지금은 우리말글연구반 ‘너봄나봄’과 전통문화연구반 ‘보리봉사단’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상당구청과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통합 청주시의 문화재를 찾아가 공부하고 주변 환경을 가꾸는 모니터링 활동은 ‘상당구청과 함께하는 보리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신나게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청주동헌-중앙공원소재문화재-용두사지철당간-청주향교-청주용화사7불-보살사탱화-충렬사-단재영당-청원계산리5층석탑-국립청주박물관-청주 근현대건축물(양관, 주성강당 등) 등’의 문화재와 ‘전통음악-판소리-민속극-민요-민화-천연염색-다례-전통예절-전통음식-전통공예 등’의 전통문화를 더욱 깊이 공부하고 두루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경로효친(敬老孝親)을 실천하고 소외계층을 찾아 나누고 배우는 삶을 향해 사제동행(師弟同行)하며 온고지신(溫故知新)하는 즐거움을 오롯이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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