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없어, 다 잘 될 거야 !
문제없어, 다 잘 될 거야 !
  • 변정순 <수필가>
  • 승인 2014.12.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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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변정순 <수필가>

며칠 전 아들이 정확하게 자신을 난 시를 알고 싶다고 하였다.

알려주고 왜 그러냐고 하니 타로 점집에 갔다고 하였다. 난 생전 점 같은 것을 보지 않았던 터라 무슨 그런 점을 다 보느냐고 하였지만 은근히 나의 운도 살짝 궁금해졌다. 

“그럼 엄마 것도 한 번 봐줄래?”하면서 생년월일 난시를 불러주었다. 

육십이 넘으면 재물이 많이 모인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분은 좋았다. 힘든 일은 늘고 여유없이 너무나 바쁜 삶을 살고 현실적으론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은근히 기대가 되는 것은 또 뭔지 그 나이가 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웃음이 절로 났다. 사람들이 힘들때 일수록 점집이 잘 된다고 하더니 모두가 이런 이유에서일까, 아니면 위안을 받기위한 것일까. 

몇 년 전 텔레비전에서 작지만 큰 희망을 보았었다. 지라니 합창단이라는 검지만 작은 천사들이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였지만 합창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이런 것이 천상의 소리라고 하는가 보다. 지라니는 좋은 이웃이라는 의미란다. 케냐의 고로고쵸 지방 빈민가의 어린이들을 모아 합창단을 조직하여 학교는 물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학교를 다녀본 적도 없고 줄을 서본 적도 없는 아이들의 삶에 음악이라는 단어도 없었을 게다. 

이런 아이들을 한국인 목자 한 분과 지휘자 겸 음악감독 한 분이 기적을 이뤄냈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재능을 알아보고 음악으로서 희망의 싹을 틔운 것이었다. 노래를 부르는 순간 꿈이 자라게 된 것이다. 그때 2년 밖에 안된 합창단이 어찌그리 천상의 화음을 낼 수 있었을까. 기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합창단의 지휘자인 앙코르 김 선생은 “빈민촌 흙 밭에서 쓰레기와 함께 뒹굴던 흑인 아이들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겠는가. 초점 없는 눈, 움츠린 어깨,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말하던 아이들이 말입니다. 가난하다고 희망도 가난할 수는 없습니다. 음악을 통해 희망과 감사를 회복한 아이들은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아이들다워졌습니다. 이 아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더 큰 희망을 보았습니다” 라고 말했다. 

한 어린이는 내년까지 굶어죽지 않으면 비행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극한 상황 속에서도 노래를 통하여 꿈을 키우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이 부른 잠보송의 내용 중에 ‘하쿠나 마타타’라는 말이 나온다. ‘문제없어, 다 잘 될 거야!’라는 의미란다. 하쿠나 마타타처럼 자기암시를 통하여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희망의 싹을 틔우는 것을 플라시보 효과라고도 한다. 긍정적인 사고가 긍정의 결과를 스스로 얻게 하는 것이다.

아들이 타로 점집에 갔던 일은 어떤 이유였든 묻지 않았다. 그저 해낼 거라고 널 믿으니까 나는 계속하여 축원하고 희망을 줄뿐. 아들아! 하쿠나 마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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