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교수님 우리 교수님,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교수님 교수님 우리 교수님,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4.12.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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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도 아닌 충북의 거점대학이라는 국립대 교수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제자를 성추행했다가 현행범으로 긴급체포됐다. 이번에는 헷갈리게도 남자들끼리의 사고(?)였다. 어쨌든 며칠전 세상을 놀라게 한 우리나라 천재 수학자, 서울대 교수의 성추행사건과 다를 바 없는 파문을 던졌다.

어느덧 사건 사고의 발생빈도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교수들의 성범죄다. 교수와 학생, 교수와 조교 간의 각종 성추문이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온다. 이번에 문제가 된 대학은 전에도 교수의 여제자 성추행과, 교수와 여조교 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성추문으로 학교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린 전력을 가지고 있다.

교수들의 성범죄가 얼마나 횡행하고 있는지는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당장 확인할 수 있다. 전국의 어디랄 것도 없이 각종 사건과 관련 기사들이 줄줄이 올라 온다. 그래서인지 이런 글마저 나돌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선 학생들이 무서워서 교사들이 애를 먹지만 대학에서는 교수들이 무서워 학생들이 지옥에서 허우적거린다.”

대책없이 터져나오는 교수들의 이같은 일탈이 우리의 가슴을 더더욱 짓누르는 이유는 정작 다른 데에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이른바 알만한 사람들이 묵시적으로 공감하는 우리나라 대학 사회의 비상식적인 갑을 관계다. 학생들은 학점이라는 생명줄을 쥔 교수에게 숙명적으로 휘둘릴 수밖에 없고 대부분의 성범죄는 이를 바탕으로 저질러진다.

도내에서 이루어진 교수 성범죄에서도 문제의 교수들은 하나같이 처음엔 제자에 대한 친근감이나 사랑의 발로였다고 강변했는가 하면, 불리한 상황에선 피해 학생들에게 “과제 관련 정보를 주겠다”,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했다.

그런데 대학원의 갑을 관계는 학사 과정의 대학과는 비교가 안된다는 게 통설로 전해질 정도다. 아예 주종 관계에서 학생들은 교수의 사생활 수발까지 들어야 한다고 한다. “한번 정해진 지도교수와 관계가 어긋나면 대학원생의 앞날은 전체가 어긋난다”는 어느 대학원생의 푸념은 둘간의 관계가 어느정도인지를 가늠케 하고도 남는다.

교수들의 일탈은 학생과의 폐쇄적인 관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강의실과 실험실에서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오로지 상대하는 사람이 학생들이다 보니 평소에도 교수들은 소공화국, 소왕국의 군주 쯤으로 행세한다는 지적이 많다. 제자들에 대한 교수들의 성 일탈은 엄밀히 말해 대한민국의 불치병이라는, 힘을 내세운 갑(甲)질 이른바 권력형 범죄라고 봐야 옳다.

그런데도 지금까지는 ‘교육’에 대한 국민적 숭배의식이 빌미가 돼 학교내에서의 교수 성추문은 은폐되거나 축소되기 일쑤였고 결국 이러한 관행이 현재의 ‘교수 성공화국’이라는 오명까지 만들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서울대와 고려대 등의 성사건을 계기로 문제 교수에 대한 사회적 응징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학들마다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바람은 우리나라 교수사회, 교수문화가 더 이상 추락하기 전에 실정법을 떠나서라도 문제 교수들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시간을 쪼개고 밤을 새워 학문과 씨름하는 ‘진정한 교수님’을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소중한 딸이 지금 음습한 연구실에서, 혹은 실험실에서 빗나간 교수들의 성회롱에 농락당하고 있다면 피가 거꾸로 솟구칠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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