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부담 없도록 … 두아들 하루에 시간차 화촉
하객 부담 없도록 … 두아들 하루에 시간차 화촉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12.08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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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먼저…” 차남 결혼 미루다 12일 특별한 행사 계획

주례는 영화배우 이덕화·현대미술작가 김재관씨가 맡아

“장애인들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기반 마련” 소망 피력도
하루가 멀다 하고 날아오는 경·조사 안내장에 부담스러운 요즘, 장남과 차남 결혼식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차로 치름으로써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한국 신체 장애인들의 대부격인 신용식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중앙회장(사진)이다.

신 회장은 장남 병철 군과 차남 재필 군의 결혼식을 청주 선프라자컨벤션센터에서 같은날 1시간 차이를 두고 각각 치른다.

장남이 한 시간 앞서 혼례를 치른 후 차남의 혼례가 진행되는 일명 시간차 결혼식이다. 그동안 형제나 자매간 합동결혼식은 많았지만, 시간차 결혼식은 보기 드문 사례여서 세간에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신 회장은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지켜야 할 일이 있는데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며 “장남이 먼저 결혼해야 가정의 체계가 선다고 생각해서 작은아들의 결혼을 미루다 보니 뒤늦게 장가가는 장남과 같은 날 시간만 달리해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시간차라는 특별 결혼식을 계획하게 된 데에는 차남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한다.

“가정의 체계를 세우는 일이었지만 연이어 결혼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큰 애 때문에 결혼식도 미루고 살게 한 작은 애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컸다”는 신 회장은 “지금껏 기다린 차남도 축하해주고, 장남이 먼저 결혼해 가정의 위계질서도 지키고 또 하객들의 부담도 줄이는 일석 삼조의 결혼식을 준비했다”고 들려줬다.

신 회장은 또 “이들의 결혼식이 성사되기까지 양 며느리 집안에서도 양해를 해주셨고 며느리들 역시 아버님 최고라고 말해주었다”며 “나이가 들다 보니 가족의 의미와 행복이 무엇인지 알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식 못지않게 두 번의 결혼식 주례도 눈길을 끈다. 장남의 결혼식은 영화배우 이덕화씨가 주례를 보고, 1시간 후에 치러지는 차남의 결혼식은 현대미술작가 김재관씨가 주례를 본다.

신 회장은 “이덕화씨와는 젊었을 때부터 인연이 있었고, 김재관 교수는 미술을 공부했던 작은 애와의 인연으로 주례로 모셨다”면서 “모든 부모들이 그렇겠지만 우애 좋은 형제로 잘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신 회장에게는 한국 신체 장애인들의 대부 답게 두 아들을 결혼시키는 것 못지않은 또 다른 소망이 있다. 장애인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신 회장은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아직도 많은 걸림돌이 있다”며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고 장애인복지회장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소망이다”고 밝혔다.

결혼식은 오는 12일 오후 5시와 6시 청주 선프라자컨벤션센터 신관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진행된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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