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 확충은 구도심 재생에도 효과적이다
도시공원 확충은 구도심 재생에도 효과적이다
  • 조규호 <서원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4.12.0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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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조규호 <서원대 경영학과 교수>

청주시 성안길 상가지역(성안동, 중앙동)은 얼마 전까지 충북 최대의 도심상권이었다. 새로운 패션상품이 넘쳐나고 많은 젊은이들이 부대끼는 그야말로 주말이면 가보고 싶은 매력 있는 나들이겸 쇼핑의 장소였다. 그러던 것이 90년대 말부터 거주인구의 지속적인 감소 속에 외곽에 생겨나는 새로운 유통업태의 등장과 아파트의 건립 등으로 도심은 공동화의 길로 들어섰고 구도심의 상인들은 해마다 매출이 줄어든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것이다.

성안길 상권의 침체 배경에는 이들이 주장하는 큰 자본을 무기로 한 대형유통업체들의 상품력과 대단위 머천다이징의 공세가 있기도 하지만 여타 어느 국가의 도시발전과 쇠락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을 어찌하랴? 문제는 도심의 공동화는 원주민 상인들의 경제적 하강은 물론 해당지역의 황폐화와 도시의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서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결방안은 없는가? 구도심의 공동화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도 살리는 차원에서 재생시킬 수는 없는가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건전하면서도 효과적인 해결방안이 나타나고 있다. 한마디로 역사, 문화, 예술, 생태 등의 테마를 가진 도시공원으로 탈바꿈하여 다시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성공사례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서울의 청계천 복원과 생태공원화를 통한 해당지역의 도심 재생이다. 군산시 역시 피폐해진 원도심을 근대문화의 도시이미지 조성사업으로 일제 강점기 화려했던 군산 도심의 위력을 되찾고 있어 좋은 사례가 된다. 

그리고 전통문화와 역사가 살아 흐르는 모습으로 구도심을 재생시키고 있는 안동시, 옛마을의 정취와 풍경이 있는 방향으로 원도심을 살리고 있는 김천시와 포항시 등 많은 도시들이 해당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특색을 되살리는 차원으로 구도심을 부활시키려고 하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이고 대안이라 판단된다. 

도시공원은 우리 한국사회에 매우 필요한 존재이고 명실공히 선진국이 될 때까지 유망한 정책적 추진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한국사회는 1970년 50%의 도시화 비율에서 2010년 90%가 넘는 도시화 수준으로 너무나 급작스럽게 그것도 아파트공화국이라는 오명으로 도시화가 이루어졌다. 그런 덕에 쾌적한 생활환경과는 거리가 멀게 도시 내 환경은 자동차화와 산업화로 오염되고 악화되기만 하였다. 세계 선진도시 대부분이 1인당 평균 도시공원 면적이 20㎡ 이상인 것에 비해 우리의 경우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8.2㎡ 정도인 것이다. 도심 속의 공원과 녹지공간에 목말라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일부 지자체장들이 선거공약으로 생태공원 조성을 내세우는 등 일반 시민들이 푸른 자연환경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바람직한 정책 수립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충북의 도시공원 조성율은 2012년말 기준 17.2%로 전국 평균 40.4%에 비해 절반수준이 안 되고 있다. 다행히도 청주시가 그동안 녹색수도를 내세운 덕에 2013년 58억 원, 2014년 90억 원을 들여 도심 곳곳에 녹색 쉼터를 만들고 있지만 말이다. 

도심 속 공원은 환경생태적 가치로 주민들에게 건강증진, 사회적 통합, 범죄 경감의 효과는 물론 지역경제의 활성화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 일반적인 공원 연구의 결론이다.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는 매력 있는 장소가 되기에 상권도 재생된다는 얘기이다.

최근 청주읍성 복원사업이 중단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일부 상인들이 장사에 지장이 된다고 반대를 했고 신임시장과 공약이행시민평가위원들이 이들을 설득치 못하고 예산 절약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 안의 녹지공간과 공원을 확충하는 것은 도시발전의 중요한 축이 된다는 것을 선진국 사례를 통해 알았으면 한다. 가깝게는 최근의 신규 아파트 단지의 분양률 차이가 녹지공간이 어느 정도인가에 달려 있다는 부동산 중개인의 말을 통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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