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기간제 직원들의 설움
제천시 기간제 직원들의 설움
  • 정봉길 기자
  • 승인 2014.11.30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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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천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보건소 기간제 직원들의 목소리가 잠잠해졌다. 제천시가 지난달 26일 이들과 5년동안 재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일단 서로 간 발등의 불은 끈 셈이다. 하지만 4년 후면 꺼졌던 불씨는 또다시 살아날 것이다. 급조된 마무리라 여겨진다.

기간제 직원들은 시장이 바뀔때 마다 그 인원 수가 줄거나 늘어난다.

이렇게 뽑혀진 기간제 직원들은 제천시청에 총 140여명이나 될 정도로 많다. 이들은 늘 가시방석이다.

계약기간 만료시기가 다가올 때면 늘 괴롭고 자괴감마저 든다.

이들은 정규직 공무원들에 비해 부족한 복지혜택을 받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이 일을 놓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나마 일반 직장보다 낫다는 계산에서다. 그도 그럴것이 요즘 최고 인기 직업이 공무원 아닌가.

정규직 공무원들은 기간제 직원들의 무기직전환을 크게 반기지 않는다.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해 어렵게 공무원에 합격한 이들로서는 특채로 들어온 기간제 직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생각이 들어서 일 게다.

기간제 직원들을 계속 받다 보면 소통이 이뤄지질 않는다는 푸념도 나온다. 십분이해가 된다.

이런 두 직원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시는 앞으로 신규 기간제 직원들의 채용을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다.

시는 이들과의 계약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시기만큼 인력을 써먹고 필요에 따라 재계약 해 경비면에서도 절감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물론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생각이 다르듯, 기간제 직원들의 생각도 다르다.

기간제 직원들을 구원해 주겠다고 손길을 내밀었지만, 오히려 이들에게 독이 든 술잔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재계약을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겪어야만 한다. 미래는 알 수 없고, 뾰족한 대안도 없다. 이들을 기쁘고, 슬프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시장뿐이다.

시장에게는 기간제 직원들의 지속여부와 채용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를 알고 있기에 기간제 직원들도 그동안 시장의 심기를 건들리지 않는 선에서 목소리를 외쳐왔다.

앞으로 기간제 직원 어느 누가 또 시청 앞에서 피켓을 들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이런 서글픔이 이젠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악순환의 고리는 과연 누가 먼저 끊어야 할까?

해법은 간단하다. 기존에 있는 기간제 직원들은 배제하고도 더 이상의 기간제 직원 확충은 심사숙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계약직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언하고 싶다.

계약기간이 끝난 후 토사구팽 될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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