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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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섭 기자
  • 승인 2006.10.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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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시장의 'OK약속'
속보=광역쓰레기 매립장 사업에 따라 이주자가 신세가 된 한 주민의 '멀고 먼 채마밭 내집 짓기' 사연(10월 19일자 3면 보도)은 난개발이라 할 정도로 각종 개발행위가 성행하고 있는 청주 외곽 상황을 '남의 일'로 생각했던 순박한 이들이 닥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듯 하다.

당사자 김모씨 가족은 가로수터널 왕복 4차로 도로와 불과 5m 떨어진 500여평의 땅을 수십년째 '임야'로 갖고 있다. 여느 경우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금싸라기 땅'으로 만들법한 지역이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40년전 새마을운동이 진행됐을 땐 밭으로 쓰던 땅 한 귀퉁이를 아무조건 없이 도로로 내놨다. 최근엔 광역쓰레기 매립장과 청주 진입로 가로수터널 확장공사 때문에 집과 땅을 내줄 신세가 됐다. 그러나 집에서 50m 가량 떨어진 채마밭에 집 한 칸 짓자는 이들의 소박한 꿈과 현실은 너무 멀기만 한 것 같다. 공짜로 내준 마을 진입로는 관습도로라며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난개발 방지를 위한 '완충녹지'역시 이들을 옥죄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김씨는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한 공공사업에 적극 협력하고, 희생한 결과가 이런 것이냐"며 "막말로 안될 것도 해줘야하는 게 도리 아니냐"며 항변하는 부분은 공감을 사기에 모자랄 것 없어 보인다. 이들에 대한 남 시장의 'OK 약속'이 지켜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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