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초
사랑의 기초
  • 하은아 <충북중앙도서관 사서>
  • 승인 2014.11.1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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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읽기

하은아 <충북중앙도서관 사서>

우리는 늘 사랑을 이야기한다. 사랑이 빠진 텔레비전 속 드라마는 있을 수 없다. 사랑이 빠진 다큐멘터리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누구와 어떤 누구의 열애 사건은 사람들 수다의 중요한 이야깃거리이다. 이렇게 사랑은 언제나 이야기되고, 꿈꾼다.

이처럼 사랑은 생활의 일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사랑을 늘 쫓고 그리워한다.

사랑의 철학적 고찰로 소설인지 철학서인지 헷갈리게 작품을 썼던 알랭 드 보통과 정이현의 사랑 프로젝트로 탄생한 것이 도서 ‘사랑의 기초’(알랭 드 보통·정이현 공동기획 장편소설)이다.

알랭 드 보통은 서른 후반의 열렬한 연애 끝에 결혼한 남자의 결혼 생활에서의 사랑을 다루었고, 정이현은 30대 초반의 그렇고 그런 평범한 남녀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는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사랑을 유지하고 가정을 지켜내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며, 그것을 영위한다는 것은 슈퍼맨보다 더 영웅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이현의 사랑의 기초는 첫사랑도 아니고 마지막 사랑도 아닌 지금 우리가 하는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사랑의 설렘도 마지막 사랑의 완전함도 아닌 그냥 관계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고 의심하는 그런 사랑을 말한다.

꿈꾸던 사랑의 모습들이 아니라서 책을 읽는 동안 공감에 고개를 끄덕이게도 하고, 폭소를 터트리기도 하며, 이따금 나의 사랑을 생각하고 되돌아보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반가운 것은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으로 하여금 독자에게 쉽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늘 숙제 같았던 보통의 책이 이제 친구처럼 친근해졌다. 그는 늘 사랑을 이야기 했지만, 이 책을 통해 내 옆에 있는 그런 사랑을 이야기해주었다.

정이현의 현실적 사랑은 눈물을 머금게 한다. 사랑의 완성을 결혼이라 한다면, 그곳으로 골인하기까지 우리 청춘의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 마음을 아프게 한다.

볼에 닿는 시린 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겨울이다. 차가운 북풍이 불고 눈보라가 치는 계절인지라 서로 맞잡은 두 손의 온기가 어느 때보다 그립다.

사랑도 그럴 것이다. 계절이 변하듯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우리와 늘 곁에 있는 존재이다.

사랑의 기초를 읽으며 우리의 사랑을 좀 더 추억하고 알아보고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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