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일본해·호갱' 논란…"韓 소비자 무시하지 않고서야"
이케아, '일본해·호갱' 논란…"韓 소비자 무시하지 않고서야"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4.11.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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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한국 상륙을 한 달 앞두고 암초에 부딪혔다.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하더니, 급기야 일본해로 표기된 벽 장식용 대형 세계 지도를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17일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www.ikea.com/kr) 내 2013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이케아의 해외 사업 현황을 나타내는 세계 지도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다.

이 지도는 영국, 미국 등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129달러(약 14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장식용 벽걸이 등으로 사용되는 대형 세계 지도다.

이케아는 동해를 'East Sea'나 'Sea of Korea' 등으로 병기하지 않고 일본해로 단독 기재했다. 이는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뉴스룸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케아 모바일 홈페이지에 있는 '매장 위치 찾기 서비스'에서도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과거 삼성전자도 홈페이지 지도에 동해 대신 일본해로 표기된 구글맵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결국 지도 자체를 교체한 적이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케아코리아는 "현재 해당 제품이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파악하고 본사에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보고를 하고 해결하려고 시도 중이다"라면서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세계지도는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모바일 홈페이지 매장 위치 찾기 서비스에 대해서도 "지도 화면이 작을 때에는 '일본해'로만 표기돼 있지만 화면을 확대해서 키우면 일본해 밑에 괄호로 '동해'가 함께 표기돼 있다"면서 "구글맵을 그대로 홈페이지에 적용해서 쓰다 보니 이런 논란이 발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케아는 지난 13일에도 '호갱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다른 나라에서는 저가 전략을 펴면서도 한국에서는 일부 제품의 판매 가격을 미국보다도 최고 1.6배 비싸게 책정해 "한국인이 호갱(호구+고객을 합친 은어)이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이날 이케아는 한국어 홈페이지에 국내에서 판매할 거실, 주방, 침실용 가구와 생활용품 8632개의 사진과 가격을 공개했다.

논란이 된 '베스토 부르스' TV장식장의 국내 판매가격은 44만9000원이지만 이 제품은 미국에서는 한국 가격의 절반 수준인 211.65달러(약 23만1900원)에 판매됐다. 인근 아시아국가인 일본과 중국에서는 3만9900엔(약 37만9000원)과 1999위안(약 35만78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케아의 유명 책장 '빌리'의 경우에서 한국에서는 9만9900원인 반면 일본에선 8999엔(약 8만5200원), 미국 79.99달러(약 8만8000원), 영국에선 55파운드(약 9만5000원)에 판매 중이다. '헴네스' 침대(메트리스 제외)도 한국 판매가격은 33만9000원으로 책정됐지만 미국 내 가격은 189달러(약 20만7100원)다.

배송, 조립 등 부가서비스 비용도 한국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배송 기본요금은 2만9000원이다. 조립 서비스는 배송 서비스를 신청한 경우에만 가능하고 기본 4만원부터 시작한다. 소파 조립과 커버는 개당 5만원, 벽 설치는 개당 2만원이다.

반면 중국 베이징(北京) 이케아 매장의 배송 기본요금은 49위안(약 8700원)부터 시작한다. 중국의 경우 거리별, 시간별 차등 요금제를 제공한다. 베이징 이케아 매장의 경우 시간대별로 A시간(9시~오후 2시), B시간(오후 2시~오후 8시), C시간(오후 8시~오후 10시)으로 나눈다.

이처럼 나라마다 가격이 다른 것은 이케아의 가격 정책 때문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매장이 있는 나라의 가구 시장을 면밀히 조사해 소비자가 살 만한 싼 가격에 공급을 한다.

결국 그 나라의 가구 시장이 경쟁이 심하지도 않고 가격도 평균적으로 비싸다면 그 비싼 가격보다 좀 더 싸게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반면 가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고 거대한 토종 가구기업이 있으면 가격을 확 내려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이케아 정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을 모으기 위한 '미끼상품'을 제외하곤 대체로 해외보다 비싼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무시하지 않고서야 이처럼 과도하게 가격을 책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케아 관계자는 "이케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가격을 정하는 게 아니라 해당 국가에서 많이 구입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사전 조사한 뒤 결정 한다"면서 "실제 일부 가격이 비싼 제품이 있지만 전체 상품을 놓고 일본과 비교해보면 저렴한 제품이 더 많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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