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파수꾼(2)
청주의 파수꾼(2)
  • 김영미 <청원군 문화관광 해설사·수필가>
  • 승인 2014.11.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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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김영미 <청원군 문화관광 해설사·수필가>

상당산성은 삼국시대 토성으로 쌓은 것을 통일신라 이후 군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조선 임진왜란 이후 한양 방어를 위한 석성으로 보수된 것이다. 

상당산성은 현재 공남문(남문)과 미호문(서문), 진동문(동문)등 3개의 성문과 2개의 암문, 그리고 3곳의 치성이 있으며 1개의 수문과 3개의 수구를 갖추고 있다. 공남문(控南門)은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으로 성문 좌우에 치성이 있고, 성문 안으로 들어서면 내옹성이 있어 적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공남문 아래 두 번째 무사석에는 공사감독, 공사내용과 시행시기가 음각되어 있어 수축연대와 내용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성곽은 대개 출입 시 일반적으로 꺾여 들어가도록 만들었지만 상당산성의 남문은 외측에 옹성을 만들 수 없는 경사면이기 때문에 내옹성을 만든 특이한 구조다. 

남문의 밖은 비교적 경사가 급하여 옹성(항아리 모양)을 설치할 수 없으며 남문에 적이 이르기 전에 방어할 목적으로 남문의 좌우에 치성(雉城)을 두었다. 

치성이란 성벽 바깥으로 튀어나오게 쌓은 방어용 성벽을 말하는데, 제 몸을 숨기고 밖을 잘 엿보는 꿩에 비유해서 치성이라고 한다. 남문의 안쪽에는 4곳의 홍예기석에 상당산성의 개보수와 관련된 기록이 남아 있어 주목된다. 남문 좌우측 성벽에는 담을 쌓아올렸는데 이것은 적의 화살이나 총알로부터 몸을 보호하면서 공격하기 위한 여장이라 한다. 

여장을 자세히 보면 일정한 간격으로 벽을 끊어놓았고 그 사이에 구멍이 세 개씩 뚫려있다. 그 구간을 한 ‘타’라 부르는데 네모난 구멍은 총을 쏘기 위한 총안이다. 담이 끊긴 타와 타 사이는 화살을 쏘기 위한 타구라고 한다.

하늘의 사방을 지키는 신으로 설화나 풍수지리에서는 ‘좌청룡, 우백호, 북현무, 남주작’이 있는데 남문 천정에는 주작이 그려져 있다. 

주조(朱鳥)라고 불리는 주작은 남쪽의 수호신이다. 불을 다스리고 남쪽을 수호하는 붉은 새 주작은, 현실과 상상의 동물이 복합된 봉황으로 묘사된다.

서문은 미호문이라는 특이한 이름인데 미는 활의 양끝을 가리킨다. 이곳은 호랑이가 뛰쳐나가는 모습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우리가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청주읍성의 동문이 벽인문(闢寅門)이라는 점이다. 

산성의 미호문에서 호랑이가 활처럼 뛰쳐나가니 읍성에서는 호랑이를 막도록 벽인문을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서문의 평면은 좌우에 성벽을 돌출시켜 방어에 유리하도록 옹문(擁門)을 만들었고 성안에서 좌측을 평면으로 반원정도 돌아 문루(성문이나 지방 관청의 바깥문 위에 지은 다락집)에 오르도록 함으로써 문은 정면에서 거의 보이지 않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1978년 복원된 서문의 문루는 상당산성이 17세기에 대대적으로 수축한 것을 근거로 하여 이 시기의 건축 양식을 토대로 복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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