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의 의로운 기상! 오늘의 학생들 가슴 속의 큰 울림으로
선배님들의 의로운 기상! 오늘의 학생들 가슴 속의 큰 울림으로
  •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 승인 2014.11.02 1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역사는 19세기를 서세동점, 제국주의 침략 시기로 기록하고 있다.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었던 약소국가들이 약육강식의 원리로 식민지를 경험했던 시기였다. 우리 민족사 5000년 가운데 가장 치욕의 역사로 기록되는 사건도 이 시기에 경험한 일제강점기 35년일 것이다.

강대국이라 불리는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의 여러 나라는 19세기 후반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산업 혁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대량생산을 위한 원료의 확보와 생산된 제품의 판매처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들이 찾아낸 해결책이 바로 식민지였다. 식민지에서 싼값에 원료를 구입하고, 적은 임금을 주고 일을 시키고, 또 만든 물건을 팔거나 남는 돈을 투자할 새로운 시장이 바로 식민지였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일제식민지 시대를 이토록 치욕스런 역사로 생각하고, 잊지 못하고 있는가? 그 이유는 다른 식민지 지배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식민지 시대의 경험, 아픔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는 한국을 단순히 원료의 공급지나 상품의 판매처로서의 물자와 인력 수탈의 식민지 지배 정책이 아니었다. 우리말과 우리글의 사용 금지, 신사참배 강요, 창씨개명, 궁성요배 등 민족말살정책을 위해 밖으로 내세운 정강이 황국신민화정책(皇國臣民化政策)이었다. 황국신민화정책은 한국인을 일본 천황의 신민(신하된 백성)으로 만드는 일종의 민족말살정책이다. 국민학교가 바로 황국신민학교의 줄인 말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일제는 세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악랄하고, 잔인한 방법의 식민지 지배 방식으로 우리 민족을 철저히 짓밟고, 지구상에서 우리 한국을 사라지게 하려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일제가 악랄한 식민지배방식을 취할 수록 우리의 독립 투쟁의 역사도 전 세계 역사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철저하고, 강력하게 추진되어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식민지 침탈의 원흉인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하고, 일본 왕의 가마에 폭탄을 터트리고, 일본의 전승 축하연에 폭탄을 터트리고, 일제가 만주를 중심으로 중국을 침략할 때 오히려 우리는 그곳에서 민족 학교를 세워 독립 투쟁과 민족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고, 임시정부를 세우고, 전 세계에서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독립군 부대를 조직해 더욱 적극적인 무장 독립 투쟁을 전개했다. 이런 우리의 철저하고 치열한 독립 투쟁의 바탕에는 교육의 힘이 있었던 것이다.

청주중학교와 청주농업고등학교 교정에는 그날의 함성처럼 학생독립운동기념탑이 있다. 민족의 미래를 자신의 미래로 개인의 성취나, 꿈과 끼를 발현하여 나만 잘살고, 성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개인보다는 공동체와 나라와 민족, 인류 공영의 공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난 선배들의 의로운 기상이 오늘날 한국의 학생들 속에 가슴 깊은 큰 울림으로 남길 바란다.

오늘이 85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다. 1929년 11월 3일. 암울하고, 악랄한 일제식민지 강점 시기에 민족의 정체성 회복과 부당한 일제의 압제에 저항하는 정의로운 선배들의 함성이 아직도 들리는 듯하다. 기념탑을 더 이상 역사 속에만 외롭게 세워두지 말고 오늘날 한국 사회와 시대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승화시키는 당당한 학생들로 거듭나는 다짐의 장이 되길 소망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