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事緣)이 있는 인생
연(事緣)이 있는 인생
  • 유길상 <청주금천제일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4.10.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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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유길상 <청주금천제일교회 담임목사>

며칠 전 가족끼리 산행을 했다. 산에 단풍잎을 바라보며 너무나 아름답다는 감상이 떠올랐다. 단풍잎 하나하나가 모여서 아름다운 경치를 만든 것처럼 사연이 있는 인생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람의 인생에는 그 사람만의 사연이 있는 것이다. 좋은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좋지 않은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개 사연이란 인생의 어렵고 힘들었던 것을 사연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사연이란 ‘복잡하게 얽힌 앞뒤 사정이나 그 내용’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는 분명히 그 만의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또 그 사연 때문에 그 사람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사연을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그 사람을 오해하기도 한다. 어떻게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고 분을 내기도 한다.

어느 한 미모의 여인이 커다란 배에 문신한 비키니 차림으로 많은 사람이 보는 가운데 나타났다. 이를 본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아니, 저런 커다란 무신을 하다니….’하지만 문신을 하게 된 사연이 있었다. 이 여인은 본인의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한 쪽 간을 아버지에게 내어줬던 것이다. 때문에 젊은 아가씨의 배에 명치에서 배꼽까지 보기 흉한 흉터가 있었고 이 수술 자국을 가리기 위해 문신을 해던 것이다. 어쩌면 이 여인의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이 미모 연인의 문신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이 미모의 여인의 사연을 모르는 사람은 손가락질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안 좋게 보이는 상황이 있을지라도 그 사연에 귀를 기울여 보아야 한다. 어쩌면 보석 같은 일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사연을 들어보지도 않고 오해부터 하지는 말자. 독일의 위대한 문학가 괴테는 “자기가 얼마나 자주 타인을 오해하는가를 자각하고 있다면 누구도 남들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사람의 사연을 알지 못하면, 사연을 인정하지 못하면 오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사연이 있음을 인정해 주자. 그리고 받아주자. 그러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어찌 된 세상인지 그 사람의 인생의 사연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여 지는 시대가 되었다. 쉽게 말하면 상대방의 인생 사연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너무 쉽게 보는 것이다. 자기 인생의 사연만 중요한 것이다. 오늘날 시대의 흐름인 듯싶다. 사연 없는 인생이 어디 있는가? 기구한 사연 하나쯤은 다들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런 사연 때문에 종종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표출할 때도 있는 것이다. 성경에도 기구한 사연을 가지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성경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다 사연이 있다. 난 그중에서도 그 사연을 말하는 야곱을 참 귀하게 본다. 야곱이 애굽의 바로 왕의 앞에 섰을 때 그는 자기의 사연 있는 인생을 이렇게 표현했다.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의 길의 세월이 130년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세기47장9절)라고 자신 만의 기구한 사연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정말 야곱은 성경에서 보면 기구한 사연이 있는 인생이다. 그 인생 사연이 하나님의 복을 받는 야곱을 만들어 냈다고 본다.

사람의 인생에는 그 사람만의 사연이 있는 것이다. 그 사연을 우리가 무엇이라 말하지 말자. 옳다, 그르다 말하지 말자. 그냥 받아주자. 내 인생에도 사연이 있지 않은가? 사람의 인생에는 다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인생에는 사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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