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세종대왕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 신동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4.10.15 1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신동학 <칼럼니스트>

얼마전 어느 재벌의 딸이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되었다. 정작 당사자는 어릴 때부터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담담해하고 있다는데 언론에서는 신선한 충격이라고까지 했다. 사회 지도층 자제들의 병역면제를 비롯해 도덕적 해이가 늘 논란이 되는 상황이니 이런 표현이 나올 만도 하다.

지난 9일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지 568년째가 된 한글날이다. 한글날이면 으레 한글의 우수성과 소중함 그리고 한글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곤 한다.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세종대왕의 리더십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에 이미 한글날이 지났지만 이를 계기로 세종대왕의 리더십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연구자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세종대왕 리더십의 요체는 소통과 솔선수범이다. 가뭄과 기근 등의 국가적 위기를 신하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 극복하고, 현장 경영을 실천하면서 스스로 모범을 보이며 독려하고 항상 경청의 자세를 유지했다고 한다. 세종대왕의 이러한 리더십이 한글을 창제하고 조선시대 최고의 태평성대를 구가하게 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화두도 소통과 솔선수범이다.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각종 문제의 대부분이 소통부족이나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되고 있다. 솔선수범이 있는 곳에 도덕적 해이가 끼어들 수 없고, 상호 인정에서 출발해 신뢰를 구축하게 될 때 비로소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니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요체야 말로 소통과 솔선수범인데 사회 지도층에 이를 기대하기란 아직도 요원한 형편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신과 도덕적 불감증은 이제 도를 넘어서고 있다. 오로지 자신들만 옳다며 남의 얘기는 들으려 조차 하지 않는다. 이미 신물 날 정도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는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 혈세를 펑펑 써대는 고위층들은 물론 심지어는 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종교계나 교육계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가 도덕적 해이에 빠진 형편이다.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는 그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광범위하고 폐해가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국민 불신을 야기하기 때문에 소통과 통합을 저해하고 결국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지도층에게는 보다 높은 도덕적 의무가 요구되는 것이다. 흔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불리는 솔선수범이다. 

이러한 정신을 실천하는 훌륭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국가가 오늘날 선진국으로 자리 잡고 있고, 조직과 기업도 번창하고 있다. 지도층의 이러한 정신이 권력의 정통성을 부여받아 통합을 이루고 건강하고 부강한 국가와 조직을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솔선수범은 지도자가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지도층은 대부분 문제가 터져도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느니, 관행이었다느니,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등의 변명을 늘어놓기 일쑤다. 그러나 실정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비도덕적이고 무능하고 비겁한 것까지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범법행위보다 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도덕성의 결여야 말로 모든 부정과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기 때문이다. 

도덕은 건강한 개인과 사회와 국가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소중한 가치이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 도덕으로 무장하고 소통과 솔선수범의 지도력을 보일 때 세종대왕시대 이상의 태평성대를 구가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왕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