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규 시장의 ‘광고’로 언론 길들이기
이근규 시장의 ‘광고’로 언론 길들이기
  • 정봉길 기자
  • 승인 2014.09.29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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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근규 제천시장이 취임 전후 늘 강조했던 단어는 ‘민생’이다.

‘시민 중심’ 행정을 펼치겠다는 그의 생각은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실천이다. 민생이란 거창한 구호는 잘 외칠 수 있겠지만 실천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그가 시민들의 의중을 파악하고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

이 시장은 10일 후 ‘취임 100일’을 맞는다.

이 기간이면 벌써 큰 그림(행정 추진)은 이미 그렸을 것이고, 이제부터 서서히 실천에 옮길 때다.

그러나 큰 그림은커녕, 아쉽게도 좋지 않은 소리만 들려온다.

‘소통부재, 편향, 독선’ 등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단어들로 가득하다. 특히 민생은 뒷전으로 밀어 놓은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이 시장의 심기도 좋을 리가 없다. 연일 터지는 언론들의 비판기사, 제천시의회 의원들의 쓴 소리, 시민들의 수근거림 등이 귀에 거슬렸을 것이다. 시민 다수는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처음부터 예견됐던 것”이라고….

이런 배경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생각’을 잘 읽지 못했고,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이런 오해가 증폭되고 ‘생각과 의식’이 벗어난 것일까?

이 시장은 취임 후 최명현 전 제천시장을 무척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전임 시장의 향수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시장은 제천지역 일부 기자들을 전임 시장 측근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지역 기자들에게 너무나도 냉담하다.

그 첫번째로 이 시장은 언론의 목을 조르기 위해 광고를 선택한 것 같다. 그는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일부 통신사 및 신문사들에게 정규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있다. 필요성과 효과 등을 따져 광고를 집행하겠다는 게 이 시장의 생각이었는데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어떠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제는 시 공무원들이 이 부분을 더 답답해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문사별로 광고 효과와 금액 등을 어떤 방식으로 구분할 지 숙제인 것이다.

기자들은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 이유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즉 광고를 이용해 ‘언론 길들이기’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정황도 나왔다. 이 시장은 지난 7월 1일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한 언론매체 2곳을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후 이 언론에게는 제천시 최대 행사인 국제음악영화제와 한방바이오박람회 행사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광고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소통이 있어야 한다. 소송 대상자에게 어떻게 광고를 줄 수 있느냐”며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하지만 나머지 언론들에게는 광고를 집행하겠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당시 언론사들은 광고를 전면 거부했다.

이 시장이 광고로 언론들을 저울질하고 있는 게 정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지역행사가 아닌 말 그대로 국제행사다.

물론 시장이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은 있다. 하지만 시장의 기분에 따라 광고가 집행되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행동은 독선과 아집, 그리고 횡포라 여겨진다. 시장은 제천을 대표하는 공인이다. 그의 말 한마디는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즉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떠한 비판기사와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이 시장은 쉽게 변하지 않을 조짐이다. 이 사실 만큼은 시민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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