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학교를 다시 생각한다
청주대학교를 다시 생각한다
  • 신동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9.25 1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신동학 <칼럼니스트>

필자가 초등학교 때 청주가 교육도시라고 배웠다.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은 청주에서 대학을 다니면서다. 광복 후 최초로 신설되어 개교한 4년제 대학이 당시 인구 3만에 불과하던 청주에 세워진 것이 교육도시로 불리게 했다는 것을. 바로 청주대학교다.

그 이후 수많은 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이끈 많은 인재를 배출해 왔다. 그래서 청주대학교에 대한 지역사회의 애정이 남다른 것이다.

그 청주대학교가 개교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고들 한다. 청주대가 전국 197개 4년제 대학가운데 다른 8개 대학과 함께 부실대학으로 지정된 데다가, 그동안 쌓였던 대학 운영 문제에 대한 책임을 들어 교수, 학생, 직원, 동문 등 구성원들이 김윤배 총장과 주요 보직교수, 재단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에는 청주대 역사상 가장 많은 7000에 가까운 학생들이 모여 퇴진을 요구했을 정도라고 한다.

청주대 교무위원들은 비상혁신위를 통해 수습하자고 구성원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반면, 퇴진을 요구하는 측은 이들이 궤변으로 책임회피와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객관적 사실과 양쪽 주장을 보면 청주대학교의 경영진이 책임을 면할 길은 없어 보인다. 또 그들의 호소나 변명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누구든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을 때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 여러 정황을 볼 때 이번 청주대 사태의 책임자인 김윤배 총장의 퇴진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럼에도 퇴진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또다시 장기적인 분규에 휘말리게 될까 염려스럽다.

청주대는 이미 2차례나 학내 분규를 겪은 바 있다. 한번은 김준철 전 총장이 이사장으로 있을 때, 그리고 또 한번은 총장으로 있을 때다. 결국 두번 다 김 전 총장의 퇴진으로 일단락 됐으나 대외신인도가 추락한 것은 물론 학교와 구성원들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고, 그 와중에 애꿎은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그 여파로 아직도 교수, 직원 사회가 분열되어 있고, 불신 풍조가 만연해 있다고 한다.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똑같은 분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김 전 총장의 아들인 김윤배 총장이 중심에 있고 사태의 전개 과정도 비슷하다.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통합과 소통이 아닌 독선이 낳은 결과다.

그러나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지역사회까지 나서서 책임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아마도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다. 이것은 이미 두 번의 분규 때 청주대학교에 기회를 줬음에도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역사회는 정정당당한 청주대학교, 한수 이남 최고 역사에 걸 맞는 명문 청주대학교,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청주대학교를 기대하고 있다.

청주대 설립자 김원근, 김영근 선생 형제분의 ‘교육구국’, ‘교육입국’ 정신은 지역사회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계의 귀감이 된지 오래다. 그런 청주대가 설립자 3세대에 이르러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지는 못 할 망정 학교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지탄을 받는다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청주대는 지역사회가 지금까지 청주대 발전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잊어선 안 된다. 지역사회의 외면을 받는 대학은 이미 대학교로서의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이라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청주대 사태에 책임있는 당사자들은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분규가 길어질수록 회생도 어렵고 자칫 회생하기 힘든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어선 안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