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과 윤진식의 멋진 화해
이시종과 윤진식의 멋진 화해
  • 김기원 <편집위원·문화비평가>
  • 승인 2014.09.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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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기원 <편집위원·문화비평가>

6.4지방선거가 끝난 지도 100여일이 훌쩍 지났고, 민선6기가 들어선 지도 80일이나 되었다.

추석명절도 쉬었으니 이제 바야흐로 집중해서 일 할 때이다. 놀고먹는 국회의원과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인 정기국회에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지만, 법률안 심사는 물론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국정감사가 줄줄이 대기 중에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예산은 자동차의 연료와 같다. 연료가 있어야 달릴 수 있듯이, 예산이 없으면 자치단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특히 국비는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의 중요한 보급원이며 에너지원이다. 국비를 많이 따오는 단체장이 유능한 단체장이고, 그런 단체가 경쟁력의 우위를 점한다.

국비를 따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다.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이거니와 지역의 모든 인맥과 지략이 동원된다. 그야말로 시·도간 한 치의 양보 없는 예산확보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각설하고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충북은 아직도 6·4지방선거의 휴유증에 발목이 잡혀 도정이 엇박자를 내고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이시종 지사와 윤직식 후보 간의 고소고발전이 뜨거운 감자로 도정을 헤집고 있기 때문이다.

도지사가 도정에 올인 해도 모자랄 민선6기 골든타임 기에 선거송사에 발목 잡혀 있으니 가속페달을 밟을 수 없는 것이다.

충북도민들은 누구나 이시종과 윤진식의 충북사랑을 믿는다.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신이 쌓은 경륜과 정치적 역량을 충북과 충북도민을 위해 바치고자 도지사 선거전에 뛰어들었음을.

충북의 융성발전과 도민행복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그들의 진정성을 믿는다. 더더욱 둘 사이에 원한이 있어서, 네가 죽어야 내가 살기에, 단순히 상대를 해코지할 요량으로 출마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믿는다.

고소고발을 당사자들이 직접 한 게 아니라, 가족과 측근과 소속정당이 제기한 거라는 것도 안다. 대부분 허위사실 공표나 날조 등이라, 여기서 구차하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 문제는 그로 인한 피해와 손해가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데 있다. 그런 사실을 그들도 잘 알고 있을 터.

이 지사와 윤 후보는 도민들의 이런 믿음이 공허하지 않도록 이제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담대하게 화해해야 한다. 그 길만이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다고 사자후를 외친 충북과 충북도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며, 충북역사 속에 영원히 사는 길이다. 오죽하면 ‘뒤끝작렬 도지사선거’라던가, ‘이제는 화합하고 나아가야 할 때다’라는 언론인들의 칼럼이 회자 되었겠는가?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니 지금이 화해의 찬스다. 어차피 선거는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 아무리 절친이라 할지라도 당선을 위해 얼굴에 철판을 까는 건 선거판의 다반사, 더군다나 예측불허의 시소게임이었으니 어찌 아니 그러하랴. 그들도 인간인지라 오해도 있고, 분하고 서운한 점이 없지 않으리라.

이점 또한 도민들이 모두 이해하는 바이니, 이제 두 사람이 한 번 만나시라. 한적한 대포집도 좋고, 함께 다녔던 학교 교정도 좋다. 이젠 선거로 지친 심신도 정제되었을 터이니, 허심탄회하게 만나서 통 크게 화해하라. 그리하여 도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라.

그리하면 착한 도민들이 박수로 화답할 것인 즉, 악수도 좋고, 포옹도 좋으니, 당신들이 그토록 사랑한 충북을 위해 큰 그릇답게 멋지게 화해하라. 당신들은 분명 이 시대에 충북이 낳은 걸출한 인물이다. 소아를 버리고 대의를 쫓는 지도자, 먼저 손 내민 이가 진정한 승자다. 상생하고 윈윈하는 충북인의 표상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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