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敬聽)
경청(敬聽)
  • 유길상 <청주금천제일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4.09.1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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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유길상 <청주금천제일교회 담임목사>

‘경청’이란 사전적 의미는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일 말을 합니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 일컬어지는 것도 우리의 생각과 감정,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곁에 존재하는 공기나 물처럼 말이 있다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기는커녕 너무나 당연한 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모든 위대한 정신은 말로 표현됩니다. 말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또 모든 표현을 말로 하면서도 듣는 것에 대해서는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듣는 대상이 없다면 아무리 훌륭하고 뜻 깊은 말을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누군가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곧 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을 하기 전에 듣는 것부터 해야 합니다. 듣되 경청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상대하고 통할 수 있습니다. 대화가 이뤄집니다. 삶을 나눌 수 있고 가치관을 나눌 수 있고 인생을 나눌 수 있습니다. 행복한 인생이 됩니다. 누군가 나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정말로 행복하고 즐겁고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말하기 전에 듣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경청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진지하게 들어주고 수긍하는 눈빛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도 보면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약1:19)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듣는데 관심 가지라는 것입니다. 듣는 데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때 입은 하나이고 귀는 두 개를 만드신 이유가 듣기는 말하기의 두 배로 하라고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잘 듣는 사람입니까? 경청하는 사람입니까? 말하기는 더디 하고 듣는 것은 속히 하는데 익숙해 있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상대방은 듣든지 말든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주장하는 형식으로 계속 혼자만 말하고 있는 모습은 아닙니까? 상대방을 이해시키려고만 하는, 상대방의 의중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 말만 떠드는 모습은 아닙니까?

‘입으로는 친구를 잃고, 귀로는 친구를 얻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 말만 앞세우는 사람에게선 친구가 떠나가고, 남의 말을 정성스럽게 듣는 경청하는 사람에게는 친구들이 모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의 말을 들을 땐 더욱이 그렇습니다.

요즘 세상의 문제가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일까요? 누군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자기 입장에서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자기 논리만 가지고 말을 하니 듣지 않는 것입니다. 듣고 있으나 듣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먼저 들어야 합니다. 경청을 해야 합니다.

“내가 만일 경청의 습관을 갖지 못했다면 나는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가 말했습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은 ‘귀를 기울여 들으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경청을 통한 공감과 신뢰 형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경청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은 지금 우리에게,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들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들어보아야 합니다. 삶에 지치고 힘겨워서 실망과 좌절하고 있는 이웃은 없습니까? 그런 옆에 있는 친구는, 이웃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들어보아야 합니다. 늘 함께하며 동고동락하는 가족들의 말을 들어 보아야 합니다. 늘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들어보아야 합니다. 오늘 이글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들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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