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형 먹을거리 유기농 식품… 사랑·정성은 여전
생존형 먹을거리 유기농 식품… 사랑·정성은 여전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4.09.04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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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난뒤 생존형 명절… 돼지고기·식용유 인기
1970년도 경제개발 본격화… 비누·종합과자 첫선

금지됐던 상품권 재등장·꿀 등 건강식품 수요 증가

2000년대 선물 양극화… 실속·가치형 소비로 분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어릴적 친척으로부터 과자종합선물세트를 받아 입이 크게 벌어졌던 추억이 담긴 중년신사는 이제 조카와 친척들을 위한 선물을 고르느라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수백만원 상당의 제품부터 1, 2만원대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까지 풍성하기만 한 추석선물도 시대에 따라 유행을 탔다. 계란부터 유기농 식품으로, 밀가루에서 상품권까지 변신을 거듭한 추석선물의 역사를 살펴봤다.

◇ 1950년대 : 생존형 먹을거리 

한국전쟁이 끝난 뒤 폐허속에서 맞은 추석은 일가친척의 생존을 묻는 그야말로 생존형 명절이었다.

추석선물도 공산품이 거의 없는 시대상황처럼 평소에 잘 먹기 힘든 돼지고기와 달걀, 식용유 등이 가장 큰 선물이었다.

◇ 1960년대 : ‘삼백(三白)식품’인기

여전히 먹고살기 힘든 농업국가시절인 1960년대에는 설탕과 조미료, 밀가루 등 ‘삼백(三白)식품’이 가장 큰 인기를 모았다. 아동복과 속옷도 많이 팔렸다.

◇ 1970년대 : 공산품의 대량등장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명절 선물이 등장했다. 스타킹과 비누, 치약 등 공산품이나 경공업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종합선물 세트도 당시 처음 선보였다. 식용유, 치약, 와이셔츠도 인기품목이었다.

◇ 1980년대 : 선물의 고급화 

올림픽을 개최했던 1980년대에는 단연 참치 세트와 정육 제품들이 명절 선물로 떠올랐다. 또 다방문화와 커피문화가 확산되면서 커피세트도 훌륭한 명절 선물로 주목받았고, 가죽가방이나 전기밥솥 등 소비재 상품들도 명절 선물 대열에 합류했다.

◇ 1990년대 : 상품권의 재등장 

사재기 현상으로 금지됐던 상품권 발행이 1994년에 다시 허용되면서 명절 선물의 큰 전환기를 맞는다. 간편성과 받는 이가 원하는 선물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상품권은 재등장하자마자 명절 선물을 대신했다. 또한 정육세트와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등이 대표적인 선물로 자리 잡았고, 꿀 등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 2000년대 : 선물의 양극화

2000년대 이후부터 최근에는 건강과 여가 문화 확산으로 유기농 식품이나 건강보조제, 아웃도어 및 스포츠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불황과 사회적 양극화가 계속되면서 추석 선물도 고가 상품과 실용적인 중저가 상품들로 나눠졌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는 올해 고가의 한우세트와 굴비세트가 품절 현상을 빚는 동시에 1만~3만 원대 안팎 의 저렴한 상품들도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올해는 ‘실속형 소비’와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가치형 소비’로 양분화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세월따라 추석 선물의 품목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선물에 담긴 사랑과 정성은 바뀌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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