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목
여울목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8.27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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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김선우

무릉계에 와서 알았네
물에도 뼈가 있음을
 
파인 돌이 이끼 핀 돌 안아주고자 하는 마음
큰 돌이 작은 돌에게 건너가고자 하는 마음이
안타까워 물은 슬쩍 제 몸을 휘네
튕겨오르는 물방울,

돌의 이마 붉어지네 물 주름지네
주름 위에 주름이 겹쳐지면서
아하, 저 물소리
내 몸에서 나던 바로 그 소리

나 그대에게 기울어가는 것은
뼛속까지 몽땅 휘어지는 일이었네


※ 바람 잘 날 없는 요즘입니다. 엉킨 실타래를 보듯 대한민국의 천지사방이 뒤숭숭 합니다. 어지러워 보이는 지금도 근간을 보려는 마음만 있으면 쉬이 건널 수 있는데 말입니다. 파인 돌이 이끼 핀 돌을 안아주고, 큰 돌이 작을 돌에게 건너가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손내밀지 못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아픔을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성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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