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0.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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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의병의 정신
충북 제천은 의병의 고장이다. '제천의 의로운 병사'라는 뜻의 제천의병은 일제의 침탈에 항거하기 위하여 1896년 유인석을 대장으로 제천에서 봉기했다. 제천의병은 일제의 침략으로 국가가 위태로울 때 분연히 일어서 을미의병 창의(倡義)의 불을 지피며 독립운동의 모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충북 제천은 민족운동사에서도 중요한 공간이다.

제천의병은 특히 갑오병란과 을미사변 등 타율적인 개혁정책에 항거하여 자발적으로 일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이 무장투쟁운동은 일제와 항전한 민족운동일 뿐만 아니라 의병연합군을 결성하여 서울 진격작전을 감행한 무장투쟁인 동시에 고종(高宗)의 해산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후퇴하면서도 항쟁을 계속했던 반제투쟁이었다. 제천의병은 당시 의병부대 중 최대의 규모이면서 최대의 전과를 올렸으며, 이러한 제천의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결국 식민지의 나락(奈落)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의병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주와 주체를 강화하는 동시에 역사와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과거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제천의병이 봉기하던 당시의 조선은 봉건경제와 전제군주 체제로 노쇠해 있었다. 세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명분과 쇄국에 집착하다가 그 결과는 식민지였다. 일제식민지로 인하여 분단이 생겼고, 분단으로 인하여 전쟁이 있었으며, 전쟁으로 인하여 다시 분단이 강화되었다. 이 모든 역사적 인과(因果)의 고리에 구한말이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1세기의 오늘, 의병의 의의와 정신에 대해서 높이 선양(宣揚)할 필요가 있다.

의로웠던 제천의병을 기리는 제천의병제가 12일부터 제천시에서 열린다. 1995년 '팔도에 고하노라'라는 선언으로 시작한 제천의병제가 어언 11년이 지났다. 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의미 있는 제천의병제가 될 것으로 믿고 축하를 한다. 제천의병제는 이제 제천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상징이 되면서 제천시민들의 자랑스러운 축제가 되었다. 이제는 충청북도가 후원하고 제천시와 대중이 함께 주도하는 행사로 규모도 커지고 내용도 다양해졌다. 제천의병의 정신은 희생, 봉사, 열정, 민족, 민중 등이다. 부디 '팔도에 고하노라'의 초심을 잊지 말고 진정한 제천의병의 정신을 구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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