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유산, 정의·자유·화합에 영감 불어넣어"
"순교자 유산, 정의·자유·화합에 영감 불어넣어"
  • 충청타임즈
  • 승인 2014.08.1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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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124위 시복 미사 강론서 밝혀
"모든 한국인들에게 풍요로운 역사의 한 장 될 것"

“오늘은 모든 한국인에게 큰 기쁨의 날입니다.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그 동료 순교자들이 남긴 유산, 곧 진리를 찾는 올곧은 마음, 그들이 신봉하고자 선택한 종교의 고귀한 원칙들에 대한 충실성, 그리고 그들이 증언한 애덕과 모든 이를 향한 연대성, 이 모든 것이 이제 한국인들에게 그 풍요로운 역사의 한 장이 됐습니다.”

프란치스코(78)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전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 강론에서 “순교자들의 유산은 선의를 지닌 모든 형제자매들이 더욱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화해를 이루는 사회를 위해 서로 화합해 일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나라와 온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성경의 로마서 8장35절 말씀으로 강론을 시작한 교황은 “성 바오로는 이 구절을 통해, 예수님을 믿는 우리 신앙의 영광에 대해 말한다”면서 “그 신앙의 영광은,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어 하늘에 오르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당신과 결합시키시어 당신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게 하셨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스도께서는 승리하셨고, 그분의 승리는 또한 우리의 승리입니다.”

“오늘 우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안에서 이뤄진 이러한 승리를 경축한다”면서 “이제 그분들의 이름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의 이름 옆에 나란히 함께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조금 전에 저는 그분들에게 공경을 드렸습니다. 이 순교자들은 모두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죽었습니다”라면서 “그리고 지금 그들은 환희와 영광 속에서 그리스도의 다스림에 함께 참여합니다”라고 전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그 무엇보다도 위대한 승리를 우리에게 선사하셨음을, 순교자들은 성 바오로와 함께 증언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땅에 닿게 된 그리스도교 신앙은 선교사들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민족,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다. “지적 호기심과 종교적 진리의 탐구를 통해 촉발됐다”면서 “복음과 처음으로 만난 한국의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 자신의 마음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교자들은 모범으로, 신앙생활에서 애덕의 중요성에 관한 가르침을 준다. “그것은 그리스도에 대한 그들 증언의 순수성이었고, 세례 받은 모든 이가 동등한 존엄성을 지녔음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마침내 당대의 엄격한 사회 구조에 맞서는 형제적 삶을 이루도록 그들을 인도했다”고 말했다. “이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중 계명을 분리하는 데 대한 그들의 거부였다”면서 “그리해서 그들은 형제들의 필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게 됐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 믿는다면, 순교자들이 죽음에 이르도록 간직했던 그 숭고한 자유와 기쁨이 무엇인지 마침내 깨닫게 될 것이라는 것이 교황의 판단이다.

“나아가, 우리는 오늘의 이 경축을 통해 이 나라와 온 세계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명 순교자들을 마음에 품고 기리고자 한다”면서 “특별히 지난 마지막 세기에,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그분의 이름 때문에 모진 박해 속에서 고통을 받아야만 했던 이름 없는 순교자들을 기리며 기억합니다”고 전했다.

이날은 모든 한국인에게 큰 기쁨의 날이라고 했다. “윤지충 바오로와 그 동료 순교자들이 남긴 유산, 곧 진리를 찾는 올곧은 마음, 그들이 신봉하고자 선택한 종교의 고귀한 원칙들에 대한 충실성, 그리고 그들이 증언한 애덕과 모든 이를 향한 연대성, 이 모든 것이 이제 한국인들에게 그 풍요로운 역사의 한 장이 됐다”는 것이다.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전구와 더불어 모든 한국 순교자들의 기도를 통해 우리가 온갖 좋은 일과 믿음 안에서, 또 한결같이 거룩하고 순수한 마음과 사도적 열정 안에서 항구함의 은총을 받아, 사랑하는 이 나라에서부터 아시아 전역을 거쳐 마침내 땅끝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을 증언하게 되기를 빕니다”라면서 강론을 마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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