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에 사랑을 전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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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4.08.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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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걷는 충청의 길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 … 장애인·노인·환자위해 기도
태아동산서 '사지절단' 이구원씨 만나 … 생명 소중함 일깨워

韓 최초 사제 김대건 안드레 신부 탄생지 '당진 솔뫼성지'
순교자들 유해 모셔둔 '서산 해미성지·읍성' 등 방문

교통통제·사격·비행 전면 금지 … '교황 특급경호'


프란치스코 교황이 1980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산중턱의 빈민가를 방문했을 때 남긴 말이다. 가난한 자의 벗임을 자청하고 스스로 낮은 곳을 향해 눈을 맞추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서울공항에 입국해 18일 출국하는 방한 기간 한국에 머무는 시간은 98시간 30분. 이중 충청권에 17시간 머문다. 교황은 한국 천주교의 심장인 충청지역 성지에서 이땅에 천주교회가 뿌리 내리도록 애쓰다 쓰러져간 수많은 순교자의 뜨거운 눈물을 느낄 것이다. 특히 이번 방한 기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30년 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주례한 시성식에서 성인으로 선포된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태어난 당진 솔뫼성지를 밟는다. 교황은 방한 기간 충청지역 꽃동네, 솔뫼성지, 해미읍성(성지)에서 사랑을 전한다.

◇ 꽃동네(충북 음성)

꽃동네는 ‘아무도 버려지지 않는 세상’을 꿈꾸며 시작한 한국 천주교회의 최대의 종합복지시설이다. 이곳엔 입양기관인 천사의 집부터 임종의 집까지, 한국사회에 얻어먹을 수 있는 힘조차 없는 이들과 환우들, 그리고 장애인들과 알코올 중독자, 행려자들을 예수님으로 모시고 봉사하고 있다. 교황은 이곳에서 장애아동 40명과 성인장애인 20명, 노인 환자 8명,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 8명, 호스피스 환자 4명과 만난다.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힘들게 생활하는 이들과 만나고 싶다는 요청으로 방문이 성사된 꽃동네에서 교황은 말없이 그들을 품에 안아줄 예정이다. 자신을 보호할 힘조차 없는 낙태된 태아들을 위해 조성된 태아동산에서 교황은 이땅의 가장 연약한 이들을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다. 팔과 다리도 없이 태어났지만 25살 황석두 루카 외방 선교회 선교사로 성장한 이구원을 만나 교황은 그를 안아줄 예정이다. 생명의 존귀함을 스스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현로 청주교구 교황방한준비위 홍보단장은“장애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 받고 사회에서 버림받고 철저히 버려진 장애인들을 교황님은 안아주실 것”이라며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작은 생명까지도 귀하게 여겨야 함을 몸으로 보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 솔뫼성지(충남 당진)

소나무로 이루어진 산이라는 뜻의 솔뫼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탄생한 장소이다. 이곳은 김 신부의 증조 할아버지 김진후(비오 1814년 해미에서 순교), 작은 할아버지 김종한(안드레아 1816년 대구 관덕정에서 순교), 아버지 김제준(이냐시오 1839년 서울 서소문 밖에서 순교), 김대건 신부(1846년 서울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 등 4대의 순교자가 살던 곳으로, 김 신부의 신앙과 삶의 지표가 싹튼 장소로, ‘한국의 베들레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조선 최초의 방인사제이며 현실을 직시하고 진리를 외치던 선각자였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양학 유학자이며 조선의 최장거리 여행자이고 연평도에서 상해까지 항해한 최초의 서해 항로 개척자이기도 하다. 1845년 초 우리나라 최초로 조선전도를 만들었으며, 저서로는 21편의 서한이 있고, 한국 교회사에 관한 비망록 등이 있어 79위 시복자료가 됐다.

◇ 해미성지·읍성(충남 서산)

‘해뫼’라 일컬어지는 해미 고을은 역사적으로 조선 초기에 병마 절도사의 치소를 둔 곳으로서 조선 중기에는 현으로 축소 개편된 진영에 1400~1500여명의 군사를 거느리는 무관 영장이 현감을 겸하여 지역 통치를 하던 곳이다. 내포일원의 해안 국토수비를 명목으로 진영장은 국사범을 독자적으로 처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국토 수비의 전공 기록을 남긴 바 없는 해미 진영은, 1790년대부터 1880년대에 이르는 100년간 천주교 신자들을 국사범으로 대량 처형한 오명만을 남기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한국 천주교회사에 있어서 대박해의 때로 기록된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46년 병오박해, 1866년 병인박해 등 조정의 천주교 탄압을 공식화 할 때 외에도 해미 진영은 지속적으로 내포 지방의 천주교 신자들을 잡아들여 죽였다. 병인박해 때에만도 조정에 보고된 해미 진영의 천주교 신자 처결의 숫자가 1000여 명으로 기록되고 있다.

해미 성지는 1985년 해미 본당이 창설된 후 해미 순교 선열 현양회가 발족, 순교 성지 확보 운동을 전개해 모은 성금으로 1998년 생매장 순교 성지를 확보해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셔 놓았다.

◇ ‘교황 특급경호’ 충북 사격·비행 전면 금지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하루 전날인 15일부터 충북지역의 비행·사격이 전면 금지된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음성 꽃동네 교황 방문 D-1인 15일 오후 6시를 기해 도내 활공장과 경비행장, 사격장 운영을 전면 금지한다.

활공장은 청주 2곳과 단양 2곳 등 모두 4곳으로 청주 활공장은 이때부터 운영을 중지한다. 단양 활공장 2곳은 기존 예약자 때문에 경찰관 입회하에 제한적으로 영업을 허용하지만 활공장 중심으로 반경 500~700m를 벗어나면 영업정지 조치한다.

단양의 경비행장 1곳도 이날 오후 6시부터 교황 방문 행사 종료 때까지 비행기 이륙이 금지된다.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과 청원종합사격장, 단양클레이사격장 등 3곳도 사용이 중지되고 이곳에서 사용하던 총기는 무기고에 입고해 봉인 조치된다.

청주국제공항에서 사용하는 조류퇴치용 총기도 이 기간 경찰관 입회하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음성지역 화학물질 취급업소 51곳도 행사 전날부터 교황이 떠날 때까지 행사장 주변 이동이 금지되고 가스·유류 운반차량은 행사장 주변에 접근할 수 없다.

음성 꽃동네 주변에서 화약류를 사용하거나 이를 보관하는 업체의 이동도 제한한다.

이 기간 청주 3곳, 충주 2곳, 음성 1곳 등 화약류 저장소 6곳과 음성지역 화약사용 업체 4곳의 화약반출이 금지된다.

◇ 교황방문행사 대비 당진·서산 교통통제

충남지방경찰청은 15일 당진과 17일 서산 천주교 성지에서 열리는 교황방문행사에 따른 특별교통관리를 한다.

15일 당진의 경우 경찰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아산 방면에서 솔뫼성지로 오는 선우대교~창리교차로(70번 국지도)구간, 솔뫼성지 부근 동촌삼거리~우강초교 부근(622 지방도)의 차량통행을 막을 예정이다.

오후 4시부터는 우강초교~솔뫼성지~솔뫼성지 입구 삼거리까지 차량이 전면 통제되고 합덕교차로부터 솔뫼성지까지 차량 통행은 물론 주·정차가 제한된다.

또 70번 국지도를 일시 통제해 대형버스(600대) 주차 공간으로 활용하고 합덕일반산업단지(승용차 1만대)와 70번 국지도 미개통구간(승용차 2000대)으로 행사방문객 차량을 유도키로 했다.

17일 서산에선 해미읍성으로 진입하는 옥거리교차로, 해미교차로, 잠양교차로, 해미~운산간 지방도 647호에 대해 오전 7시부터 차량을 통제한다. 행사차량은 홍성군 갈산면에 있는 홍성산업단지 임시주차장으로 유도한 뒤 셔틀버스로 이동토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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