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안전'만 같아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안전'만 같아라
  • 나종일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사장>
  • 승인 2014.08.1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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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나종일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사장>

음력 8월을 중추지월(中秋之月)이라고 하는데 이때는 일 년 중에서도 가장 밝은 달이 뜬다고 한다. 찬바람 불기 시작하는 가을을 맞이하며 음력 8월의 ‘가운데’에 크다는 뜻을 지닌 ‘한’이 합쳐져 8월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인 ‘한가위’가 되는 것이다. 설과 함께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추석은 벌써 반 넘게 지나간, 그리고 반도 남지 않은 일 년을 돌아보며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할 채비를 하는 시기다.

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근로자들이 어느 때보다도 기다리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작년 황금연휴에 이어 올해부터 대체휴일제가 적용되면서 올해 추석도 5일을 연달아 쉴 수 있게 되었다. 다가오는 연휴를 기다리며 마음이 들뜨고 설레는 이때, 사소한 실수가 대형사고로 이어지곤 하는 산업현장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같은 시기의 제일 큰 원인은 역시 연휴를 앞둔 근로자의 부주의와 방심이다. 그러나 근로자 개인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사업주 또한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위해 독려하며, 근로자의 부주의가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각종 기계·기구 등의 설비를 사용하는 작업장의 경우 연휴 동안 자동화 설비의 사용량이 증가하는데, 특히 유해·위험 기계나 기구를 사용하는 현장은 평소보다 세심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화재·폭발·누출·붕괴 등의 위험이 큰 설비와 시설에 대한 안전상태 및 각종 전원스위치의 차단 여부 등을 점검하고, 비상 시 연락 가능한 체계를 미리 정비하는 등 연휴를 대비하여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를 실시한다.

또한 길어진 연휴 탓에 몇몇 사업장은 목표로 하고 있는 생산량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하기도 한다. 휴가철에는 인력도 부족하다보니, 이렇게 한층 더 많아진 작업량이 근로자의 부주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근로자의 마음가짐도 중요하겠지만 사업주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공석을 대비해서 업무 인수인계를 확실히 하도록 하고, 남아있는 인력이 무리 없이 해결 가능한 업무할당량을 명시해두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연휴 후에는 어떨까. 연휴에는 집에서 좀 푹 쉬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부모님과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장거리를 운전하며 바삐 돌아다니고, 아침 일찍부터 성묘·차례를 준비하며 여기에 과도한 음주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피로가 누적되고 더불어 의욕도 감소한 채로 근로자들은 오히려 명절 전보다 더 피곤한 ‘명절후유증’을 앓는다. 연휴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도 처리해야 하는데 몸과 마음은 안 따라주고, 안전의식은 더 해이해져서 사고위험이 여느 때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안전과 관련된 각종 행사나 교육은 연휴 후에 일정을 잡아 진행한다면, 근로자들이 안전의식을 다시금 바로잡고 풀어졌던 몸과 마음을 서서히 다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곡식이 익어가고 만물이 결실을 맺는 계절, 먹을 것이 풍성하고 즐거운 놀이들로 마음까지 풍족한 날이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산업현장의 모든 사람이 풍성한 안전으로 편안한 한가위를 누리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안전만 같아라’하고 기원하는 명절 연휴가 되도록 추석을 앞두고 미리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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