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리가 나게 하라.
좋은 소리가 나게 하라.
  • 조원오 <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4.08.0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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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조원오 <원불교 충북교구장>

청주 명장사(明莊寺)의 범종(梵鐘) 소리가 새벽공기를 가르며 일체 생령(生靈)을 깊은 잠에서 깨운다.

절에서 아침저녁, 범종을 치는 것은 나라의 발전과 국민 모두의 건강을 염원하기 위함이다. 또한 중생이 깨달음을 얻게 하며 지옥 중생까지도 제도하려는 부처님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있다.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울려(願此鐘聲遍法界) 철위산 아래 어두운 지옥을 다 밝혀주고(鐵圍幽暗悉皆明) 지옥 아귀 축생의 고통과 도산지옥 벗어나(三途離苦破刀山) 모든 중생이 깨달음을 이루게 하소서.(一切衆生成正覺)

아침저녁 범종소리가 울려퍼질 때 마다 중생들이 고통과 어둠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원불교 교조(敎祖)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제자들에게 대질리는 소리가 아닌, 서로 화(和)하는 소리를 내도록 가르치셨다.

말씀하시기를 “사람이나 물건이나 서로 멀리 나뉘어 있을 때에는 무슨 소리가 없는 것이나, 점점 가까워져서 서로 대질리는 곳에는 반드시 소리가 나나니, 이왕 서로 만나서 일을 같이 하는지라 하여간 소리는 나고야 말 것이니, 아무쪼록 조심하여 나쁜 소리는 나지 아니하고 좋은 소리만 길이 나게 하라. 만일 좋은 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면, 이것이 그대들의 다행한 일일 뿐 아니라 널리 세계의 경사가 되리라.”(대종경 교단품 5장)고 하셨다.

합창(合唱)의 생명은 화음(和音)에 있다.

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창이 된다. 목소리를 조금 낮추자. 말이 많아지면 잔소리가 되고, 소리가 커지면 소음(騷音)이 된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서로 화하는 소리, 좋은 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염원하셨다. 말씀하시기를 “돌이 대질리면 돌 소리가 나고 쇠가 대질리면 쇠 소리가 나는 것 같이 정당한 무리들이 머리를 모으면 정당한 소리가 날 것이요, 삿된 무리가 머리를 모으면 삿된 소리가 난다.”하시고 “과거의 모든 성인들은 회상을 펴신지 여러 천년이 지났으되 자비에 넘치는 좋은 소리가 지금까지도 맑고 유창하여 일체 중생의 귀를 울리고 있으며, 그와 반면에 어질지 못한 무리들의 어지러운 곡조는 아직도 천만 사람의 마음을 경계하고 있다.”라고 하셨다.

가정과 직장, 사회와 국가 세계에서 맑고 유창한 화합의 소리가 넘쳐나야 한다.

6.4 지방선거, 국회의원 보선이 모두 끝났다. 여당과 야당, 야당과 여당이 서로 화하고 합력하여 경제를 살리고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법문 말씀에 ‘화합이 큰 재주라’하셨다. 화합이 되어야 하나가 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몸으로 하는 일을 함께해야 하나가 되고(身和同體) 말로 다툼이 없어야 하나가 되고(口和無諍) 뜻을 같이해야 하나가 된다(意和同志)”고 하셨다.

화(和)는 벼 화(禾)에 입 구(口)를 붙여 쓴다. ‘사람이 곡기(穀氣)를 끊으면 죽는다.’라고 하였다.

입이 음식을 멀리 할 수 없듯, 화합이 없는 평화는 있을 수 없다. 화합은 마음에 평화를 준다. 내 마음이 평화로울 때 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나는 지금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는가?

평화의 노래를 부르자. 깊은 잠에서 깨어나 범종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나라의 안녕과 우리 이웃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자. 화합이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 하셨으니 화합의 노래, 상생의 노래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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