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유물 외부 나들이 역사 속 감동의 예술여행
국보급 유물 외부 나들이 역사 속 감동의 예술여행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8.0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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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가볼만한 미술·박물관 특별전
간송문화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9월 28일까지 동대문프라자서 유물 전시
신윤복 미인도·훈민정음 해례본 등 감상

고암 탄생 110주년 기념전
이응노생가기념관서… 내년 3월 8일까지
대나무 주제 그림세계 변화·확장 한눈에

국립청주박물관 '天馬, 다시 날다'
경주 천마총 출토 금관 등 1100여점 전시
말다래 2점 공개 '눈길'… 채화판도 선보여

평소에는 멀리 여행하기 어려웠다면 여름방학과 휴가를 이용해 특별전이 열리는 미술관 나들이를 떠나보자. 서울 동대문프라자에서는 간송미술관 국보급 유물들이 첫 외부전시를 열고 있고, 충남 홍성 이응노 화백 생가기념관에서는 탄신 110주년을 맞아 특별기념전을 개최한다. 또 먼 나들이가 쉽지 않다면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신라 유적인 천마총 유물을 한곳에서 보여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각기 다른 주제를 갖고 특별전으로 관객을 맞이하는 박물관 미술관을 찾아 감동의 예술여행을 만끽해보자.

◇ 간송문화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보화각편

간송미술관에 소장 중인 국보급 유물들이 서울 동대문프라자에서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를 주제로 2부 보화각편을 9월 28일까지 선보인다. 전시 제목 '보화각'은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사립미술관이다. 성북동에 있는 이곳은 봄-가을 짧게 공개했다가 이번에 보화각을 나와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장에는 국보 12점과 보물 8점 등 간송미술관 소장 유물들이 전시됐다. 특히 이처럼 많은 문화재가 외부전시를 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좀 더 가까이에서 유물의 가치를 확인하고 감상할 기회다.

전시작으로는 신윤복의 미인도와 김홍도의 그림 외에도 훈민정음 해례본도 전시돼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재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관람객들의 눈길과 발길을 끄는 것은 간송미술관에서 사상 처음으로 외출한 신윤복의 미인도 진본이다. 갸름한 얼굴에 쌍꺼풀 없는 눈, 가늘고 긴 눈매, 작은 입술 등은 동양의 고전미인상을 가늠케 한다. 또 머리장식용 가채와 짧은 옷고름, 풍성한 주름이 들어 있는 치맛자락은 아름다운 전통 미인상을 엿볼 수 있다.

국보 제70호에,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이기도 한 훈민정음 해례는 성삼문, 박팽년 등 세종을 보필하며 한글을 만들었던 집현전 학사들이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 글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지금 후손들에게 전해지기까지는 간송의 열정이 있었다.

이외에도 김홍도의 황묘농접, 금동삼존불, 금동여래입상,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우리나라의 대표유물로 꼽히는 고려청자매병 등도 감상할 수 있다.

◇ 고암 탄생 110周 기념전 '이응노, 대나무 치는 사람'

'고암(화가 이응노) 탄생 110주년 기념전'이 충남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에 있는 고암 이응노생가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기념전은 고암예술의 뿌리를 이루는 대나무그림의 역사적 변천에 주목하는 '이응노, 대나무 치는 사람'이란 제목으로 내년 3월 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관에서는 고암의 대나무 그림과 더불어 고암과 같은 시대를 지나온 현대작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고암이 가장 아낀 예술의 벗이자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대나무 그림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해방 후 프랑스로 넘어가기 직전 시기, 유럽 활동 시기까지 대나무를 주제로 한 그림세계의 변화와 확장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2실에는 일제강점기의 작품을 통해 고전적 인문 교양을 표현하는 문인화를 선보인다. 특히 묵죽에서 사군자의 사의정신과 기운 생동을 통해 고암의 예술세계가 다양하게 변모해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3실에는 해방 후부터 도불 이전 시기의 죽림도, 대숲 등 사실주의와 반추상이 혼재된 실험적 작품이 전시됐다. 사실성을 무시하고 죽간을 단순화시켜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의 역동성을 통해 고암 특유의 기운 생동과 수묵의 농담으로 보는 대나무를 만날 수 있다.

4실에서는 사군자에서 벗어나 화면에 추상적인 효과를 끌어내곤 했는데 군상 시리즈 등을 통해 인간 또는 문자로 댓잎을 형상화한 것을 볼 수 있다. (042-630-9232)


◇ 국립청주박물관, '天馬, 다시 날다'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선보이는 '天馬, 다시 날다.' 특별기획전이 오는 10월 5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천마총은 신라의 황금 문화를 대표하는 무덤으로 천마총에서 출토된 문화재 중 국보 188호인 금관을 비롯한 국보·보물 9점과 채화판 등 1100여점을 전시한다.

'천마(天馬)'는 말다래에 그려져 있는 그림으로 자작나무껍질에 흑색·백색·적색 등의 안료로 하늘을 나는 천마와 무늬가 그려져 있다.

천마가 그려진 말다래(국보207호)는 모두 2점이 발견됐으나 지금까지 우리에게 1점만 알려져 왔던 것을 이번 전시에서는 좌우 1쌍이었던 2점을 모두 공개한다. 또 금동판으로 천마를 만들어 장식한 말다래도 전시한다. 얇은 대나무 살을 엮어 만든 말다래의 바탕 판에 마직을 대고 그 위에 금동 천마를 장식한 말다래이다. 이 말다래는 그동안 보존처리하느라 공개하지 못하였는데,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화려한 금빛을 머금은 천마를 볼 수 있다.

신라의 황금 문화를 보여주는 천마총 금관과 함께 출토된 금제 관 모(국보 189호), 나비 모양·새 모양 관모 꾸미개(보물 617호/618호), 금허리띠와 드리개(국보190호) 등도 전시된다.

성재현 학예연구사는 "천마총에서는 덧널 안의 널과 부장 궤에서 수많은 부장품이 나왔지만, 그 중 알려지지 않았던 보물 가운데 하나로 채화판이 있다"면서 "채화판은 자작나무껍질을 겹쳐 누빈 부채모양의 판 8매를 연결하여 둥근 형태로 만들고, 각판의 윗면에 각각 서조문(瑞鳥文)과 기마인물문(騎馬人物文)을 그려 넣었는데 천마문 말다래와 함께 신라를 대표하는 회화 자료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동과 은 등을 이용하여 만든 재갈·앞가리개·발걸이·말띠드리개·말띠꾸미개 등 화려한 장식 마구와 신라의 대외교류를 살펴볼 수 있는 청동자루솥과 서아시아산 유리잔, 그리고 일정한 원칙과 의미에 따라 배치한 부장품은 신라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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