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뮤지엄의 등장 배경
에코뮤지엄의 등장 배경
  • 윤병화 <세경대 교수>
  • 승인 2014.07.3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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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윤병화 <세경대 교수>

현재 우리나라는 지나친 부익부 빈익빈과 물질주의 및 개인주의의 팽배로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하여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 논리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에서 우리가 가진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주민들이 공생할 수 있는 기본정신이 확보되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자산을 현재와 미래의 공존가치로 재생시킬 의무가 있다. 그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에코뮤지엄이다. 지금 당장 우리나라에 에코뮤지엄을 다수 건립하자는 주장을 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 공익차원에서 문화를 보존하며 그 가치를 주민들 스스로 지켜나가는 에코뮤지엄은 우리나라를 문화적 강국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다.

1973년 프랑스에 건립된 크뢰조 몽소 레민 에코뮤지엄이 최초의 에코뮤지엄으로 개관한 이래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초기 에코뮤지엄은 지역 자연공원과 비슷하게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자연문화유산을 보존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되었고, 그 취지 외에 특정한 방식이나 이념 또는 조건을 고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널리 수용될 수 있었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수 있었다.

특히 유럽의 에코뮤지엄은 자국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기 위하여 시작된 뉴뮤지올로지(New muse

ology)운동으로 스칸디나비아,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등 4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고, 아시아의 삼국인 한국, 중국, 일본은 지역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지역문제 해결을 위하여 에코뮤지엄을 건립하고 있다.

에코뮤지엄이라는 명칭은 위그 드 바랭(국제박물관협회 의장)과 알렝 리베르(국제박물관협회 초대 관장)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생태, 생태학을 뜻하는 에콜로지(ecology)와 뮤지엄(museum)의 합성어이다. 에코뮤지엄의 근원은 1891년 개관한 스웨덴의 스칸센야외뮤지엄이다. 즉, 에코뮤지엄은 야외뮤지엄을 확장한 개념으로 자연환경과 더불어 지역안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유산과 특정산업 시설 등을 포함한 환경을 관계하는 주체자인 지역주민이 뮤지엄이라는 일정한 영역 속에서 관리, 감독하는 주체자로 활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에코뮤지엄은 문화권 전체를 하나의 영역으로 조성하며 주민 참여형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간에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지역에 존재하는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표현하는 다양한 유산을 해석하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에코뮤지엄의 명칭을 보면 나라와 지역마다 다르게 불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삶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뮤지엄’, 일본에서는 ‘지역 총화뮤지엄’, ‘생활.환경 뮤지엄’, 캐나다와 호주 등에서는 ‘살아 있는 뮤지엄’ 등 지역의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뮤지엄으로 불리고 있다.

이러한 에코뮤지엄은 생태주의 및 환경주의 등을 그 이념적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에 근대 기계주의 세계관을 부정하고 생태중심주의적 접근, 사회적 위계와 지배관계의 새로운 설정 등 인간과 환경, 사회와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사회운동을 통칭한다.

특히 에코뮤지엄은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학문의 연계성을 지향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미래를 아우르는 통사적 입장에서 뮤지엄 자체의 조건과 공간을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에코뮤지엄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장소이며, 역사적 현존재로서 주민이 주체자이며 뮤지엄의 운영자이다.

이와 같은 에코뮤지엄은 21세기 뮤지엄의 새로운 모델이자 인류의 삶 전반을 소개하는 보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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