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에 대하여
마침표에 대하여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7.31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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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복효근

문장을 완성하고 마침표를 찍는다
끝이라는 거다

마침표는 씨알을 닮았다
하필이면 네모도 세모도 아니고 둥그런 씨알모양이란 말이냐
마침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뜻이다

누구의 마침표냐
반쯤은 땅에 묻히고 반쯤은 하늘 향해 솟은
오늘 새로 생긴 저 무덤
무엇의 씨알이라는 듯 둥글다

또 하나의 시작이라는 거다


※ 둥글다는 단어 속에는 참으로 많은 것이 함의되어 있습니다. 모나지 않음도 둥글다 말하고, 우주를 이야기할 때도 둥글다 말합니다. 생명을 품은 어미의 배나 한 줌의 우주로 돌아가는 무덤 자리도 둥근 모양을 한 것을 보면 모든 이치가 하나로 귀결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심히 찍어낸 문장의 마침표도 둥근 점으로 이루어진 것을 보면 끝도 시작을 위한 또 하나의 매듭임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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