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고마움을 알아야 된다
자연의 고마움을 알아야 된다
  • 김낙춘 <충북대학교 명예교수·건축가>
  • 승인 2014.07.2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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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낙춘 <충북대학교 명예교수·건축가>

자연의 본질(nature)은 어떤 것인가? 자연에서 보이는 모든 것에 의미를 준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 있는 관건이다.

분명한 것은 자연은 명확한 기초적 형식((formal pattern)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자연의 모습은 아름다운 것들로 정의되고 있다.

2014년7월1일, 청주시와 청원군이 하나가 된 통합 청주시가 탄생했다.

청주 우암산(牛岩山)에 올라 동서남북에 걸쳐 펼쳐진 통합 청주시를 내려다보니 통합청주 대지의 광활함이 장관이다. 도시구역보다 자연영역이 더없이 넓다. 도시의 다양한 삶의 각박한 실상보다는 아름다운 자연의 정경(情景)이 넘쳐난다. 하늘과 맞닿은 사방으로 뻗어난 대지의 지평선이 멀다. 통합청주의 미래이자 축복이다.

단조롭고 복잡한 도시환경보다 밝고 맑은 풍부한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매우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향후 통합 청주시의 도시의 형태가 점진적인 인구증가에 따른 도시 및 건축의 거대화 추구 유혹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널린 것이 땅이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자칫 잘못하면 기회의 땅이 되기보다는 난제(難題)의 땅이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현대도시의 가장 커다란 위협은 오래(past)전에 있었던 흔적들이 점점 훼손되거나 소멸된다는 사실에 있다는 점이다. 천혜의 자연은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파괴되거나 아무렇게나 이용되거나 방치되어도 아니 된다.

차후 도시의 원활한 교통화를 꾀하기 위한 도시고속도로가 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는 경우 도시의 거대화(super scale)는 인간 척도(human scale)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인간과 도시 간의 거리가 멀어지고 도시와 인간과의 관계는 친화력을 상실케 된다. 또한, 새로운 기술이 동반되는 건축적인 기술과 팽창으로 인한 초고층 건축이 도시적 거대화에 편승하여 난립한다면 이는 건축과 도시의 인간적 친근감을 잃게 된다.

도시든 건축이든 자연을 닮아야 인간 관계성이 회복되고 생활에 미감이 형성된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도시적 및 건축적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며 또한 사람들의 일상의 삶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무형유형(無形有形)의 혜택을 주고 있다. 앞으로 새롭게 구현되어야 할 도시화에 따른 건축적 출현은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에 가깝게 다가가려는 노력에 충실해야 한다. 그 자체가 자연과 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역할이 될 것이다.

자연의 진실은 그 성격에 있어 기적(miracle)적인 것과 원인(cause)적인 것이 양립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예술(art)의 영역에서 다뤄져야 절대적 미(美, pattern)로 전환된다. 바로 도시와 건축이 자연에 가까워야 할 이유이다.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는 도로보다는 운하(canal)가 있어 도시의 주요 교통수단이 되고 있다. 자동차가 없는 도시이다. 도시의 보도는 사람들만의 공간이다.

보도에 연이어 있는 작고 큰 광장에는 언제나 사람들의 친근한 만남이 있는 사람들만의 도시이다. 운하를 따라 광장주변에 세워진 건축물은 르네상스(Renaissance)절정기 전후의 고전적 건축양식을 지니고 있는 역사적 도시의 보고(寶庫)이다.

변하지 않는 자연을 보호하고 역사를 살리면서 인간적인 현대와 공존하는 자연의 질서를 발견하는 길만이 통합 청주시의 흐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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