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뜨거운 역사현장 속으로
무대 위, 뜨거운 역사현장 속으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7.29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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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예술나눔 오늘 사도세자 죽음 극화 '용의 승천' 공연
극단 예술다리 다음달 1~3일 명성황후 다룬 '꽃담' 선봬

뜨거운 여름 더 뜨겁게 펼쳐지는 연극무대가 청주에서 열린다.

역사를 또 다른 시각에서 극화한 것으로 극단 예술나눔은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역사인물들의 내면을, 극단 예술다리 전설의삼선교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바라본 작품을 공연한다.

◇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용의 승천’

사도세자의 죽음을 극화한 ‘용의 승천’이 전국 연극제 금상 수상을 기념하며 앙코르공연을 갖는다.

극단 예술나눔은 충북연극제 대상 수상작이며 전국연극제 금상 수상작인 ‘용의 승천’을 30일 오후 7시 30분 청주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무료로 선보인다.

이 연극은 조선왕조 500년사에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사도세자의 죽음을 극화한 것으로 사도세자의 죽음과 그의 아버지 영조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줄거리는 ‘의대증(衣帶症)’이라는 희귀한 병명의 소유자 사도세자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주변에 미쳐간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인 사도세자는 거칠어져 가기만 하고, 이에 아버지 영조는 광기 어린 아들을 단죄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8일간이나 뒤주에 갇혀 있던 세자가 절명하게 되고 영조는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비정한 아비라는 오명과 함께 권력을 거머쥐기 위한 다툼으로 해석돼 아직까지 논란이 되는 사도세자의 죽음을 조명했다.

출연배우 문길곤씨는 이 작품으로 전국연극제에서 우수연기상을 받았고 천은영씨는 무대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안진상 연출가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것까지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여기에서는 규범의 도식 내의 문제뿐 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깨지 말아야 할 금기와도 같은 것들이다”며 “아비로서 자식을 뒤주에 넣어 죽였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 번쯤 지금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넘지 말아야 할 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 극단 예술다리 전설의 삼선교의 ‘꽃담’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연극 ‘꽃담’이란 이름으로 공연된다.

극단 예술다리 전설의삼선교는 연극 ‘꽃담’을 8월 1일부터 3일까지 청주 문화공간 새벽에서 선보인다. 연극배우 최일화의 젊은 연극프로젝트 세 번째 공연으로 제작된 이 공연은 억울한 영혼들을 위한 해원굿으로 일제강점기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평민의 눈에 비친 시각으로 그려냈다.

작품 배경은 1895년 조선의 궁궐이다. 안으로는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고, 밖으로는 제국주의 손이 뻗치던 구한말. 9살에 궁궐에 들어와 8년째 말단 궁녀생활을 하는 연이와 귀남, 시체를 염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염장이 천삼과 팔봉은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핀 궁궐의 담을 사이에 두고 살아간다. 높은 담 아래 시체를 빼내는 시구문으로 연이와 천삼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던 중 역병이 돌아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나라 안팎의 소용돌이는 그들의 삶을 국모살해계획에 연류시킨다.

2013년 젊은연극제 프린지페스티벌 우수작품상, 밀양연극제 젊은연출가전 등을 통해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꽃담’은 소박하지만 상상력 가득한 무대와 배우들의 사실적이면서 에너지 넘치는 연기로 서울공연 당시 전석매진을 이룬 연극이다. 

안치선 연출가는 “꽃담은 역사교과서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굵직한 이야기를 뒤로하고,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분명 역사 속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소박한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며 “소리 없이 쓰러져간 우리의 심성을 담았다. 궁의 담을 사이에 두고 들려오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 소리는 배고픈 백성의 소리, 살고픈 민초의 소리, 내 할머니, 할아버지의 소리이다”면서 “‘담’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정서를 함축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이미지화해 120여년 전 어디에선가 있었을 공간에 상상의 눈으로 다가가 그 시절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우리에게 연민을 느끼게 하는 공연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출연 배우는 김영성, 오강율, 고봉주, 이재연, 민동식씨다. 관람료는 전석 1만원이다.(010-3267-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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