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마이크로 세계
신비로운 마이크로 세계
  • 최원선 <충북도 바이오정책과 주무관> 
  • 승인 2014.07.22 1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최원선 <충북도 바이오정책과 주무관> 

니콘은 매년 작은 미시세계를 담은 사진콘테스트인 ‘NIKO N SMALL WORLD’를 개최한다. 30년 넘게 개최해온 역사 깊은 이 대회의 역대 사진을 보면 놀랍다못해 경이롭기까지 하다.

전문가들이 고가의 장비로 촬영한 사진을 심사하여 평가하는 대회가 니콘의 대회라면 충북에는 국내외 학생들과 일반인이 ‘Science in Color’라는 테마로 참여하는 국제바이오현미경사진공모전이 있다.

국제바이오현미경사진전의 역대 수상작을 보다보면 현미경 사진인지 예술작품인지 헷갈릴 정도로 멋진 사진들이 있다.

현미경 사진이 뭔지도 몰랐을 때, 봄의 노래, 수줍은 나비와 꽃 등의 작품을 봤을 때 조지아 오키프의 그림이 연상되었다. 조지아 오키프는 작품에서 그녀가 꽃을 보고 느낀 그대로를, 꽃의 일부분을 확대하거나 꽃잎을 여러 겹 겹친 얇은 커튼과 같이 표현하는 등 독특한 시각으로 보여줬다.

현미경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신비하고 오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그녀의 그림만큼이나 매력적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계,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마이크로 세계의 미학을 느낄 수 있게 현미경사진은 현미경을 15~2000배까지 확대하여 얻어진 사진들로, 풍경이나 꽃 그림 같은 사진부터 공포영화에 나옴직한 벌레괴물 사진까지 다양하다. 2013년 대상을 수상한 ‘겨울나무 숲’ 작품은 왕녹나무좀이라는 곤충을 전자현미경으로 450배 확대하여 찍은 것인데 마치 하얀 눈으로 뒤덮힌 산 속에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서 있는 겨울나무숲 풍경 그 자체이다.

‘가우디의 창문’ 작품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인 까사바뜨요의 화려한 색유리 창문처럼 오색찬란한 모습을 너무 잘 보여준다. 이 사진은 나비날개를 전자현미경으로 4만3600배 확대하여 관찰된 모습을 찍은 것이다. 바이오특별상을 수상한 ‘청화백자의 향기’ 작품은 곰팡이를 파랗게 염색해 위상차현미경으로 400배 관찰한 것으로 하얀 백자 위에 사진을 합성했더니 청아한 청화백자를 연상시킨다.

이렇듯 다양한 사진을 볼 수 있는 바이오현미경사진전은 올해로 11회에 접어든다. 2014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부대행사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현미경을 이용하여 촬영한 바이오 이미지가 있다면 누구든지 온라인 응모(http://www.osong-bio.k r)를 할 수 있다.

우리 인생에 있어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음식을 먹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무언가를 이해하고 알게 되는 것은 사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잊혀진 것을 떠올릴 뿐이라는 플라톤의 상기론처럼, 잊혀진 기억들을 되살리기 위해 좋은 작품을 감상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미경 사진의 과학적 설명이 도통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거나 현미경을 통해 바라본 또 다른 세상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림이나 사진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것은 보는 사람이 얼마나 아느냐 보다는 보는 사람이 얼마나 느끼느냐가 중요한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현미경 사진전을 감상하면 신비한 마이크로의 세상을 맘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