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의 유래와 추억
만두의 유래와 추억
  •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 승인 2014.07.1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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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휴일이면 청주의 명소인 육거리 시장으로 산책을 자주 간다. 집사람은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장에 가지만 나는 다른 의도를 가지고 따라 간다. 육거리 시장통에서 판매하는 맛있는 만두를 사기 위해서다.

만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만두를 사전에 찾아보니 ‘밀가루 따위를 반죽하여 소를 넣어 빚은 음식. 삶거나 찌거나 기름에 튀겨 조리하는데, 떡국에 넣기도 하고 국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 음식’으로 설명되어 있다.

만두의 유래를 살펴보니 중국의 유명한 제갈공명이 처음으로 만든 것으로 나온다.

(물론 다른 유래도 있지만) 중국의 재미있는 역사 소설 ‘삼국지’가 후반부에 이르면 제갈공명이 남쪽 오랑캐인 남만(南蠻)을 정벌하고 승리를 거둔 촉나라 군사들이 돌아가는 길목에서 노수라는 강을 막 건너려고 할 때 엄청난 비바람과 맞닥뜨리게 된다. 대단한 위력의 바람은 사람은 물론이고, 말과 수레까지도 날려버렸다. 때마침 큰비까지 내려 강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군마는 혼비백산하여 혼란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삼국지’에 보면 남만의 추장 하나가 이야기한다. “이 노수 강물의 신이 노하면 사람 마흔아홉 명, 검은 소 그리고 흰 양의 목을 베어다가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라는 내용이다.

제갈공명은 전란으로 수많은 인명이 억울하게 죽어 하늘이 노했으므로 사람의 머리 49명을 바쳐 진노한 하늘을 달래는 수밖에 없다는 말에 고민에 빠진다. 수많은 군사의 희생으로 전쟁에서 겨우 승리하고 돌아가는 길인데, 또다시 부하들의 목숨을 바치는 일은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지혜를 살린 제갈공명은 사람의 고기 대신 양이나 돼지고기를 소로 넣어 밀가루 반죽에 싸되, 그것을 사람의 머리모양으로 빚어 제사를 지내 노한 강물의 신을 달랜 것이다.

만두(饅頭)의 만(饅)은 ‘속이다’ ‘기만(欺瞞)하다’의 만(瞞)자와 같은 음에서 따온 것이고, 두(頭)는 사람의 ‘머리’ 모양을 말하는 것이다. 꾀 많은 제갈공명이 부하를 살리기 위해 신을 속인 재미있고, 유쾌한 유래가 만두라는 음식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만두가 들어온 것은 고려시대였는데, 그 당시에는 ‘상화’(‘쌍화’라고도 한다)로 발효시킨 찐빵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화는 가루에 술을 넣어 부풀린 반죽을 찐 것으로 중국의 만두를 가리키는 말이다.

‘고려사’에는 충혜왕 때 궁 주방에 들어가 만두를 훔쳐 먹은 자를 처벌했다는 기록이 나오고, 조선왕조실록에도 만두와 관련된 사건들이 수없이 나온다. 주로 만두를 이용하여 독살한 기록과 재판에 대한 내용이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만두란 말이 나온 것은 ‘영접도감의궤’(1643년)에 처음으로 나오는데 중국에서 온 사신을 대접하기 위하여 특별히 만들었고 그 후에는 궁중의 잔치에도 등장하는 귀한 음식이 만두이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는 음식 속에도 알고 보면 재미있는 사연들이 숨겨져 있다. 생명을 살리고, 부하를 사랑하는 지도자의 마음이 만두라는 음식 속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나는 더욱 만두를 좋아하게 됐다.

이번 주말에도 육거리 시장에 가서 맛있는 만두를 사 와서 이웃과 나누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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