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는 그대에게
길을 묻는 그대에게
  • 김기원 <시인·문화비평가>
  • 승인 2014.07.1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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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금요편지
김기원 <시인·문화비평가>

사람은 저마다의 인생길이 있다.

곧은 길이 있는가 하면 굽은 길이 있고 탄탄대로가 있는가 하면 가시밭길 같은 험로가 있다.

우연찮게 지름길을 만나 빨리 가기도 하고 대낮처럼 환한 길을 만나 편히 갈 때도 있다. 때로는 칠흑 같은 깜깜한 길을 만나 살얼음 걷듯 힘들게 가기도 한다.

어디 그뿐이던가?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만나 죽기 살기로 싸우기도 하고 비겁하게 외면하기도 한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미로 같은 길. 가는 길은 많은데 가야할 길이 딱히 정해진 게 없다.

살다보면 고비마다 갈림길을 만나 우왕좌왕하기도 하고 미로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헤맨다. 그게 바로 인생이고 인생길이다.

길은 선택이다.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달라지고 길흉화복도 달라진다. 삶의 결과까지 말이다. 착한 길을 가면 착한 사람이 되고 악한 길을 가면 악한 사람이 되듯 운동의 길을 가면 운동선수가, 과학의 길로 가면 과학자가, 군인의 길을 가면 군인이 된다.

문제는 그 길을 언제, 어떻게, 누구랑 가느냐이다. 언제 운동선수나 과학자가 되려했고 언제부터 그 길로 들어섰는지가 중요하다. 대기만성형 인간이 없지는 않지만 일찍 길을 나선 이가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게 세상이치이기 때문이다.

그 길을 어떻게 걸었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다. 지향점을 향해 전심전력을 다해 달린 자와 대충 적당히 달린 자의 결과는 분명 다르다. 경쟁자가 많을 수록, 예술처럼 치열성이 전제되는 분야일 수록 그러하다. 세상에 거저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누구랑 함께 했느냐가 행불을 부른다. 일찍이 좋은 스승을 만나 사사하거나 좋은 멘토를 만나면 지름길을 가는 거와 같다. 독학으로 성공한 이들도 없진 않지만 그들은 그만큼 많은 시간과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도둑과 친하게 지내면 두둑이 되고 조폭과 어울리면 조폭이 되듯이 좋은 스승과 좋은 멘토를 만난다는 건 참으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친구와 좋은 반려자와 좋은 선후배를 만나면 힘든 길도 잘 갈 수 있다. 그 반대를 상정해 보면 바로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 위 세가지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 있다. 바로 건강이다. 길을 온전히 잘 가려면 건강은 필수이다. 건강해야 높은 산도 오를 수 있고 황량한 사막도 횡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인한 정신력이 첨가되면 금상첨화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불굴의 의지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이타적인 정신이 사회를 밝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한다. 누구나 그 길을 가고 싶어 하건만 현실은 생각처럼 되지 않아 대부분 최선의 길을 가지 못하고 차선의 길을 찾아 간다.

가는 길을 바꾸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잘못된 길을 들어선 이는 더 늦기 전에 길을 바꿔 타야 한다. 기회비용이 많이 들고 불편하고 고통스럽더라도 그리해야 한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묵묵히 가는 이도 훌륭하지만 익숙한 길을 마다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이는 더 위대하다.

그대여! 잠시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을 돌아보고 둘러보라. 옳은 길을 가고 있고 잘 가고 있는지. 그리고 정녕 가고 싶었던 길을 가고 있는지, 지금처럼 계속 이 길을 갈 것인지를. 부디 그대가 선택한 인생길에 축복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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