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교육감의 답변이였는데
김병우 교육감의 답변이였는데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4.07.0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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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단설유치원 설립은 저소득층을 배려할 수 있는 지역과 운영방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지난 6·4 지방선거 때 김병우 교육감 후보가 진천군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보자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충주처럼 이미 부지를 매입한 지역은 어쩔 수 없지만 진천은 부지를 확보하지 않은 만큼 저소득층을 위해 외곽지역에 설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김 후보자 캠프 관계자 역시 진천지역 사립유치원 원장들을 만나 똑같은 말을 했다. 김 교육감의 뜻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진천지역 사립유치원 원장들로부터 지지성명까지 받아 당선에 큰 보탬이 됐다.

그랬던 김 교육감이 이번에 태도를 바꿨다. 도의회에 제출한 1회 추경에 ‘진천유치원 신설’ 설계비와 토지매입비로 27억원을 반영한 것이다. 단설유치원 설립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진천지역 사립유치원들은 거센 반발을 예고했다.

반발이라기 보다는 배신감으로 인한 충격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약속을 믿고 소중한 한 표를 던진 유권자로서 어찌보면 당연한 반발이라 할 만하다.

단설유치원 건립의 찬·반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교육감과 유권자의 소통 부재가 아쉽다는 것이다. 아무리 당선된 뒤 상황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았으면 일 추진 과정도 달랐어야 한다. 자신이 직접 나서기 힘들다면 약속을 중재했던 측근이라도 내세워 해명했어야 마땅하다.

진천에서 단설유치원 설립 문제로 그동안 논란이 뜨거웠고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소한 알고 있다면 말이다.

예산의 의회 통과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단설유치원을 건립하더라도 진천읍을 고집하거나 지금처럼 운영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어렵지만 재검토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소통하려는 자세를 김 교육감이 제대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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