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정상혁은 '철인·마당발·스포츠·일벌·바보군수'
인간 정상혁은 '철인·마당발·스포츠·일벌·바보군수'
  • 권혁두 기자
  • 승인 2014.07.07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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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보은군수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유년시절
한학자 선친에게 관용·포용 품성 배워
밝고 따스한 성품으로 급우들에 인기

△ 공직에서 정계 입문까지
66년 농촌지도원으로 공직생활 시작
89년 CEO로 변신·도립대 강사 역임
2002년 도의원 당선 … 정치인생 시동
2010년 자유선진당 이적후 군수 당선

△ 위기를 기회로
지난해 새정치 탈당 … 무소속 行 모험
여야 협공·군청 압수수색 등 악재 속
소신·지역 충정 내세워 재선 성공

만 72세의 정상혁 보은군수에게서는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가끔 청년의 아우라가 감지되기도 한다. 한번 작심하면 좌고우면하지않고 밀어붙이는 강한 추진력과 주변을 주눅들게할 정도로 거침없는 자신만만함에서는 노년의 원숙함보다 청년의 패기가 드러난다. 그가 공직에서 출발해 기업 경영인으로 일가를 이룬 후 대학 강단까지로 오지랖을 넓혔다가 정치까지 섭렵하며 재선 군수에 오르는 파란만장한 과정에서 그의 이런 도전적 기질은 꾸준히 반복된다.

◇ 한학자 선친으로부터 관용·포용 배워

정 군수는 보은군 회인면 쌍암리에서 대쪽같은 성품의 한학자 아들로 태어났다. 10여년전 작고한 부친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 손을 벌리면 도움에 인색하지 않았고 돈을 빌려주면 결코 이자를 받지 않았다. 정 군수는 선친으로부터 자신보다 주변을 두루 살필 줄 아는 관용과 포용의 품성을 배웠다. 회인초등학교에 진학한 그는 밝고 따스한 성품으로 급우들의 인기를 끌었다. 학생회 운영위원장을 맡으며 일찌감치 리더십을 과시했다. 청주사범 병설중학교와 청주농고를 거쳐 충북대 농대를 졸업한 그는 66년 중원군 농촌지도소 산척지소에서 농촌지도원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 공직자에서 CEO로 성공 후 정계 입문

68년 충북도 농촌진흥원 지도국, 73년 농촌진흥청 공보관실, 80년 환경청 계획조정국을 거치며 다양한 공직 이력을 쌓았다.

89년 연세대 산업대학원에서 고위자 과정을 수료한 그는 CEO로 변신한다. 보광산업 대표이사를 거쳐 충북도립대 강사를 역임한 그는 2001년 고향에서 정치를 시작한다. 이듬해 6월 한나라당 후보로 충북도의원에 당선되며 정치인생의 시동을 힘차게 걸었다. 그러나 군수로 체급을 올린 다음 선거부터는 모진 풍파를 만나야 했다. 2006년 출사표를 던졌으나 현역 군수와 치른 당내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다. 4년의 절치부심끝에 맞은 2010년 선거에서도 운명은 그를 외면하는 듯 했다. 당내 후보 경선에서 경쟁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탈락을 선고받자 그는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온다. 탈당 후 미래연합을 노크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던 그에게 뜻하지않은 기회가 찾아온다. 당시 자유선진당 소속인 고 이향래 군수가 사법처리 위기로 몰리며 출마가 어렵게 된 것. 민주당에서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꿔 당선된 후 지방선거를 지휘하던 당시 이용희 국회의원이 한나라당을 박차고 나온 정 군수를 불렀다. 대타로 출전한 그는 선거에서 자신을 기용해준 이 의원에게 압승으로 보답하고, 자신을 외면한 새누리당에는 통쾌한 설욕의 한방을 날렸다.

◇ 철인·마당발·스포츠·일벌·바보군수

정 군수는 나이 답지않은 강한 추진력과 카리스마로 군정을 이끌었다.

수도권 기업 유치를 진두지휘해 국내 최대 플라스틱 사출성형기 제조업체인 ㈜우진플라임의 보은동부산업단지 입주를 성사시킨 것은 대표적 실적으로 꼽힌다. 보은산업단지를 착공하고 바이오산림휴양밸리 사업과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원을 유치했다. 지난해는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군정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보은대추축제와 스포츠 마케팅에서도 괄목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보은대추축제에는 전국에서 70만여명이 찾았고 농특산물 75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지난해 230개팀 5500명여이 보은을 찾아와 전지훈련을 하고 돌아갔다. 스포츠 행정에서 거둔 경제적 효과는 86억원에 달한다. 청내에서 그는 철인군수, 마당발 군수, 스포츠군수, 일벌군수, (일밖에 모르는) 바보군수 등의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 위기를 기회로

그는 지난해 7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을 선택하는 모험을 시도한다. 줄기차게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해온 그는 “소신을 위해 당적을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제1야당과 4년전 그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이용희 전 국회의원과의 결별은 응분의 대가를 각오해야 할 선택이었고,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그는 소신을 택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우선 여·야당의 협공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선거에 이어 다시 만나 리턴매치를 치르는 새누리당 김수백 후보는 박덕흠 국회의원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가며 설욕을 벼르고 있었다. 정 군수를 배신자로 낙인찍은 이 전 의원과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후보에게보다 더한 공세를 정 군수를 퍼부었다. ‘설상가상’으로 선거기간에 경찰의 군청에 대한 압수수색이 잇따르고 이런저런 악소문이 터져나오며 최악의 위기를 맞는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정 군수 특유의 리더십과 순발력이 발휘됐다.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설득력있는 논리로 조목조목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유권자들은 정 군수에 대한 의심보다 무소속 후보에 가해지는 공권력의 문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여·야 후보의 협공도 무소속 후보로서의 소신과 지역에 대한 충정을 내세워 극복했다. 그는 온갖 악재가 터져나오는 악전고투 끝에 재선의 감격을 누렸다.

정 군수는 민선6기 슬로건으로 ‘함께하는 도전, 발전하는 보은’을 내걸고 업무를 시작했다. 군민들은 그가 민선6기에서도 이 슬로건대로 특유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보은 발전을 일궈나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 민선6기 슬로건 '함께하는 도전, 발전하는 보은'

정상혁 군수에 듣는다

우진플라임교육원 전문대 승격 추진
출판기념회 의혹 결백 … 해명하겠다
당적 보유, 각계각층 의견 듣고 결정

- 민선6기 군정 운영방향은.

△ 민선6기 슬로건인 ‘함께하는 도전, 발전하는 보은’에 앞으로 군정이 추구할 목표가 함축돼 있다. 이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5대 군정방침을 ‘공정한 군정’, ‘활기찬 경제’, ‘희망찬 농촌’, ‘질 높은 문화’, ‘맞춤형 복지’로 정했다. 민선5기에 추진했던 사업과 민선6기에 시작하는 다양한 공약사업을 빠짐없이 추진할 것이다. 최근 보은군은 지난 50년간 계속 감소돼온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고 보은읍의 집값과 땅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보은군이 도약의 전기로 삼을만한 희망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만큼 모두가 잘 사는 보은군 실현을 위해 치밀하고 효율적인 전략을 수립하겠다.

- 역점적으로 추진할 공약을 든다면.

△ ㈜우진플라임 교육원의 기술전문대학 승격, 1일 1만톤 규모 보은읍 정수장 설치, 전국 제1의 수학여행지였던 속리산의 옛 영광 회복, 농산물 판매시설을 갖춘 농업의 6차 산업화 기반 구축 등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조성중인 보은산업단지 분양과 우진프라임 이전을 완료하고 속리산 바이오휴양밸리, 달천 고향의 강 사업, 스포츠파크 조성, 생활쓰레기 소각시설, 병무청 사회복무교육원 건립 등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 선거기간 군청 압수수색과 관련해 경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해 보안등 교체사업 특혜시비에 휘말려 열 달 가까이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됐다. 이번에도 결백하다. 출판기념회 행사에 공무원이 개입했다는 경찰의 판단은 오해에서 나온 것 같다. 행사 준비와 진행은 모두 서울의 기획사에 맡겨 추진했고 관련 영수증도 보관하고 있다. 공무원이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경찰이 원하면 언제든지 나가 낱낱이 해명하겠다.

-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 기초단체장 공천 폐지를 주장하며 당적을 포기했고 지금도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면 고민이 크다. 후보로 나섰을 때는 개인적 소신을 실천할 수 있는 자유인이지만 당선 후에는 유권자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내년도 국비 확보에도 나서야 하는만큼 당적 보유에 대해 각계 각층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생각이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당적으로 도의원에 당선되며 정치를 시작했다. 새누리당이 정치적 고향인 것은 사실이다.

- 군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군정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성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군민 여러분들이 우리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협조해주시길 바란다. 보은발전과 군민복리만을 생각하며 4년간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비판보다는 협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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