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의장의 관록
청주시의회 의장의 관록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4.07.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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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초대 청주시의회가 상큼하게 출발했다.

기성정치를 닮아가는 지방의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자칫 자리싸움의 구태정치를 답습할 위기까지 몰렸지만 여야 의원들은 갈등과 반목 대신 상생을 택했다.

변화된 지방의회를 갈구하는 유권자들에게 출발선상에서 박수를 받을만하다.

새누리당의 통큰 양보가 돋보인 결론이었다. 청주시의회 개원일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까지만 해도 청주시의회가 파행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됐다. 고질적인 지방의회의 자리싸움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전체 38석 중 21석으로 다수당이 된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 몫으로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배정하기로 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발했다. 새누리당과 4석 차이로 제2당이 된 새정치민주연합은 등원거부까지 거론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부위원장과 세 자리의 상임위원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누구도 파국을 원치 않았다. 다음 날 열린 임시회에서 6개의 상임위원장을 여야가 똑같이 나눴다.

파행으로 가기 직전 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청주시의회는 물론 통합청주시도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파국보다 상생을 선택했다. 적어도 감투에 눈이 멀어 아귀다툼하는 모습을 초대 청주시의회는 보여주지 않았다. 여기에는 김병국 의장의 관록있는 지방정치 경험으로 다져진 타협과 양보 정신이 있었던 듯하다. 4선의 김 의장은 야당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파국을 상생모드로 돌려놓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야당 의원들을 경쟁과 정쟁의 대상이 아닌 지역발전을 함께 할 동반자로 인정한 것이다.

지방의회 개원과 의장단 구성을 앞두고 곳곳에서 불협화음을 내는 충북의 다른 지방의회와는 정말 비교되는 청주시의회의 대국적 결정이었다.

특히 자리싸움으로 여야 간 한치의 양보없이 대치하고 있는 제10회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청주시의회의 선택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도의회야말로 구태정치 답습으로 유권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기성정치의 닮은 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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