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7.02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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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복효근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되나

 

※ 시원하게 한줄기 소낙비가 내린 뒤, 넓고 푸른 잎을 가진 토란이 동동동 물방울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청량한 바람의 길을 따라 이파리 위를 이리저리 궁그는 물방울은 소리도 없이 도르륵 도르륵 음표를 그리기도 하고, 작은 물방울에 푸른 하늘을 가둬 우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시인에게 사랑의 마음이라면 당신에게 물의 둥근 표정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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