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과 공신
충신과 공신
  •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 승인 2014.06.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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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지난 4일 전국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지방정부를 이끌 일꾼을 선출하고, 새 시대를 열어갈 인물을 뽑았다.

각종 행사장 마다 선거에 출마한 훌륭한 분들이 어김없이 달려와 허리를 굽히며 주민을 섬기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하며 표를 호소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역시 민주주의가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다.

‘민주’라는 말의 뜻이 백성이 주인이라는 뜻인데, 선거철이 되어야 비로소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라의 주인 된 입장에 있는 시민으로서 충성스러운 신하(?)들을 선출해서 지역과 나라의 살림을 맡길 적임자를 찾는다는 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어떤 사람을 선출해야 지역 사회를 발전시키고, 나라를 튼튼하게 할 수 있을까? 당연히 충성스럽고, 전문성 있는 사람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최근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정도전은 고려 말의 혼란한 국가를 새롭게 세우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이성계와 손을 잡고 새로운 왕조인 조선을 개국한 공신이다. 방송을 보고 있던 제자가 전화로 질문을 해왔다. 안부를 묻는가 했더니 충신과 공신의 차이에 대해서 물으면서 “선생님 정도전은 충신인가요, 공신인가요?”라고 질문을 한다. 어쩌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인된 시민이 충신과 공신을 잘 구별해서 선출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름대로 답변을 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충신(忠臣)이란, 충성스러운 신하를 말한다. 충신은 임금이 올바른 정치를 하지 못할 때 목숨을 걸고 바른 말을 하고,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나라 일에만 매달린다. 특히 한 나라가 망할 때 충신들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고 하여 자결하거나 은둔하는 등 망한 나라에 대한 충성을 다하는데 대표적인 예로 백이와 숙제, 정몽주, 계백 등이 있다. 또한 반정 등으로 인해 부당하게 임금이 폐위 될 경우 목숨을 걸고 신의를 지키기도 한다.

그리고 공신(功臣)은, 국가나 왕실에 특별한 공훈을 세운 신하를 일컫는다. 공신은 크게 종묘에 까지 배향되는 특권을 누리는 배향공신과 특별한 공훈이 있는 훈봉공신으로 분류된다. 조선 시대 공신들에게는 아호를 부여했고, 동시에 전답과 노비를 하사하고, 자손들에게 관직의 혜택을 주었다. 그리고 그 자손들에게 여러 가지 특전을 베풀었는데, 배향공신의 자손이 죄를 지었을 경우 죄를 감해주기도 했다.

충신이든 공신이든 임금이나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한 점에서 존경 받아 마땅하고, 훌륭한 분으로 우리는 귀감으로 삼는다. 그러나 충신과 공신의 가장 큰 차이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댓가를 충분히 보상 받은 사람은 공신이고, 댓가나 보상을 목적으로 일한 사람을 지칭하는 반면 댓가를 받지 못했거나, 보상과 상관없이 나라와 임금을 위해 헌신한 사람을 충신이라고 부른다.

충신과 공신 중에 어떤 신하가 많아야 좋은 세상이 만들어 질까? 특히 민주주의 시대인 이 시대에 지역과 나라의 일꾼이며, 신하인 선량들을 뽑을 때 충신을 선출할 것인가? 공신을 선출할 것인가?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모두가 충신, 공신처럼 보인다. 충신과 공신을 구별하는 투표라면 얼마나 행복한 유권자일까? 모든 당선자들이 충신이든 공신이든 자신이 약속한 내용을 성실하게 지키고, 주민을 섬기고, 지역을 위해 애쓰는 인물이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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