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미망인에게 존경과 감사를
전쟁 미망인에게 존경과 감사를
  • 박희철 <충주보훈지청 지청장>
  • 승인 2014.06.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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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박희철 <충주보훈지청 지청장>

얼마 전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남편을 무려 63년간 기다린 아내의 러브스토리가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를 맞은 미국을 감동시켰다는 기사를 보았다.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은 96세의 흑인 할머니인 클라라 갠트와 남편인 고(故) 조셉 갠트 중사였다. 부인은 남편이 6·25전쟁에 참전하면서 ‘만일 내가 전사하면 재혼해라’고 말했지만 부인은 노(no)라며 고개를 저었다.

남편은 군우리 전투에서 북한군에 포로로 잡혀 51년 3월 사망하였으나 실종자로 분류되어 유해를 찾지 못하다가 63년 만에 극적으로 아내와 재회하였다고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금년 5월 26일 알링턴 국립묘지 연설에서 이 사연을 소개한 뒤 ‘클라라는 남편과 한 약속대로 63년을 기다렸고, 이제 96세가 되었다. 우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전쟁영웅들에게서 미국의 힘을 느낀다. 그리고 전쟁미망인들의 사랑에서도 그 힘을 받고 있다’ 고 하면서 클라라 캔트 여사에게 30초가 넘는 긴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6·25전쟁 중 조국을 지키다가 전사하신 분이 13만 8000여명이고 그중 전쟁미망인이 약 3만명 정도된다.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클라라 캔트 여사 같은 분들이 3만명 정도 된다는 뜻이다.

6·25 전쟁미망인들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성인이 되어서 6·25전쟁이 발발하자 신혼의 단꿈을 느껴보기도 전에 사랑하는 남편을 나라에 바치신 분들이다.

그 시대 모든 분들이 어려웠겠지만 특히 전쟁미망인은 남편도 없이 자녀와 시부모 부양을 위해 농촌노동, 삯바느질 등을 가리지 않고 하였으며 남편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재혼도 하지 않고 갖은 고난과 역경을 눈물로 극복하며 질곡의 세월을 살아오신 인간 승리자인 것이다.

진혼나팔이 울려 퍼지는 국립묘지의 남편 묘비 앞에 하얀 소복을 하고 흐느끼는 전쟁미망인들. 이제는 눈물이 마를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흐느끼는 전쟁미망인들의 모습을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는 이런 전쟁미망인의 모습을 외면하고 살지는 않았나 반성해 봐야한다. 전쟁미망인 중에는 남편의 시신을 못찾아 국립묘지에 위패로만 모신 분들도 많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현충일 추념사에서 ‘이름모를 산야에 묻혀 있는 호국용사들의 유해발굴 사업에 더 박차를 가해 마지막 한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도 미국을 감동 시킨 클라라 갠트와 같은 전쟁미망인이 이 처럼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전쟁미망인들의 이 같은 사랑이 국가발전의 원동이 된다는 사실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나라의 소중함이 더해지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주변의 국가유공자 및 유족에게 진정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자.

그리고 호국영령의 고귀한 희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이분들의 공헌과 희생위에 우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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