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 있으니(9)-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 있으니(9)-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
  • 박숙희 <청주시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4.05.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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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박숙희 <청주시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 있으니, 아홉 번째 이야기는 ‘직지’하권 17장에 나오는 천태 덕소 국사(天台德韶國師)의 말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어떤 스님이 덕소 국사에게 “나타 태자가 뼈를 깎아서 아버지에게 돌리고 살을 깎아서 어머니에게 돌린 연후에 연화대 위에서 본신을 나타내어 어머니를 위해서 설법했다고 하니 알지 못하겠습니다만 어떤 것이 이 나타 태자의 본래 몸입니까?”하고 물었다. 이에 덕소 국사가 “대가여! 상좌의 물음을 보았는가?”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스님이 “이와 같은즉슨 삼천대천 세계가 동일한 하나의 진여의 심성입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덕소 국사가 말하기를 “어렴풋이 곡조와 같음에 겨우 들을 만하더니 또 다른 가락 가운데 바람이 부는 것을 입었도다.”하고 말하였다. 

부모에게 받은 몸은 육신이다. 그러니까 모태(母胎)에서 태어난 것은 육신이고 극락세계에서는 연태(蓮胎)에서 태어난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불가에서 말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것은 육신(肉身)이 아니고 보화신(報化身)이다. 어머니 태중에서 태어나는 것은 사생(四生) 가운데 태생(胎生)이고 극락세계 연꽃에서 부모 없이 태어나는 것은 화생(化生)이다. 

위 덕소 국사의 말 가운데 ‘바람이 다른 가락 가운데 부는 것을 입었다’는 것은 바람 소리와 노랫가락 소리가 어울려서 약간의 혼동이 오고 애매하다는 말이다. 텔레비전을 볼 때 잡음이 나면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나라는 1997년 국민소득 일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 D)에 가입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가까운 정부나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나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생각보다 훨씬 더 저조한 편이다.

그러니 이제는 선진국 국격, 대중의 안전을 책임지는 ‘항상 최악을 생각하라’는 매뉴얼과 이를 꼼꼼히 지키려는 엄격함이 사회적 약속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잡음을 없이 하려면 그 무엇보다도 우선 높은 자리에 있는 권력층과, 공정 보도를 생명으로 할 언론 기관의 청명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의 경청, 그리고 그를 향한 개방적 자세의 유지, 그래야 항간에 떠도는 각종 유언비어 역시 수면 아래로 잠잠해질 것이다. 이런 자세를 통해 더 이상 매뉴얼을 무시한‘초기낙관(樂觀)’으로 인한 비극은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닌가?  

덕소 국사의 말씀 의희와 별조 즉“어렴풋이 곡조와 같음에 겨우 들을 만하더니 또 다른 가락 가운데 바람이 부는 것을 입었도다.”를 가슴에 새겨보자. 그리고 즐겁고 행복한 보람된 삶을 맛볼 수 있는 소리를 희망하려면 우리의 지혜 역시 거듭 깨어나야 할 것임을 상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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