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따로 행복하게
따로 따로 행복하게
  • 민은숙 <괴산동인초 사서교사>
  • 승인 2014.05.2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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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읽기
민은숙 <괴산동인초 사서교사>

가족의 달인 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여러 기념해야 할 날이 많은 달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엄마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이라는 실비 드 마튀이시익스의 책을 골라볼까 했다. ‘아빠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책도 있으니 더 잘 됐다 싶었다. 그래서 1~2학년 아이들에게 이 책들을 읽어주며 수업을 해 보니, 부모님 때문에 걱정하고 고민하는 어린이가 엄청 많아서 놀랬다.

그래서 이번에는 부모님의 싸움에 상처받은 어린이들과, 일부 철 없는 부모님에게 살포시 권해 주고 싶은 도서 ‘따로 따로 행복하게(배빗 콜 지음·고정아 옮김·보림)’을 소개하고 싶다.

드미트리어스와 폴라라는 귀여운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의 부모는 마음이 너무 맞지 않는다.

엄마는 음악을 좋아하는 아빠 친구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빠는 엄마가 만든 음식도 싫고, 엄마의 벌레잡이 풀이 아빠의 꿀벌을 잡아먹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놀러 가고 싶은 곳도, 기르고 싶은 개도, 예술품 취향도 모두 다르다. 그러니 계속 싸울 수 밖엔 없다. 서로를 미워하다보니 부모님의 얼굴도 점점 더 미워진다. 아이들은 고민한다. “도대체 엄마 아빠가 왜 저러실까? 혹시 우리 때문이 아닐까?” 하고.

결국 둘은 엄마, 아빠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을 모은다. 아이들은 구름처럼 몰려들고 각자의 부모님 이야기를 한다. 두 아이는 부모님 때문에 고민하는 것은 자기들뿐만이 아니며, 아이들 잘못으로 부모님이 그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두 아이는 좋은 생각을 해 낸다. 목사님을 찾아가 부모님의 ‘끝혼식’에 주례를 서 달라고 한 것이다. 끝혼식으로 부모님은 이혼하고, 모두 다 평화롭게 산다는 이야기다.

책 제목처럼, ‘따로 따로 살더라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책이다.

이 이야기는 결코 이혼을 장려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의 부모지만 성격이 맞지 않아 헤어질 수 있다. 하지만 너희 때문에 이혼하는 게 아니다. 너무 안 맞으니 이혼했다. 하지만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이야기라서 더 좋은 책이다. 끝까지 유쾌하고 즐거운 끝혼식과, 해피엔딩인 마지막을 보면서 내가 다 시원해진다.

전반의 부모님의 싸움으로 답답하고 슬프다면, 이후는 즐겁고 행복하다. ‘이혼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데도 좋은 책이다.

‘쉬는 시간 언제 오냐’ 라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동시를 모아 엮은 책이 있다. 그 책의 동시 몇몇을 잘 읽다보면 돈 때문에, 생활고 등으로 싸우고 화내는 부모 때문에 상처받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다.

5월만이라도, 부모님 모두 함께 읽고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은 안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5월은 가족의 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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