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소리를 들어라
하늘의 소리를 들어라
  • 반영억 주임신부 <음성 감곡매괴성모성당>
  • 승인 2014.05.22 1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낮은 자의 목소리
반영억 주임신부 <음성 감곡매괴성모성당>

얼마 전 대통령께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눈물로 사과를 하며 고강도 대책을 내 놓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34일 만입니다. 그렇지만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고 밝혔지만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실종된 사람들에 대한 언급도 없이 해경을 해체하고 안전 행정부도 대수술하는 극약처방을 내놓는 등 하고싶은 말만 쏟아내고 그냥 자리를 빠져 나가는 모습에서 혼란을 가져왔습니다.“국가 안보실은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는 말을 했던 안보실에 대해서도 한 마디 없었습니다.

감추고 통제하며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빠져나가는 모습에서는 안정과 희망을 찾기 어렵습니다. 청와대의 뉴스보도및 인사권 개입논란으로 KBS 방송국도 혼돈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모두가 진리 안에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평화와 안녕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제네시스 수도회 토마스 머튼은“당신이 평화라고 생각하는 것을 사랑하는 대신에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사랑하십시오! 당신 생각에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미워하기 보다는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욕망과 무질서를 미워하십시오! 그것들이 전쟁의 원인입니다. 평화를 사랑한다면 불의를 미워하고 폭군을 미워하며 욕심을 미워하십시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 안에 있는 그것들을 먼저 미워하십시오.”하고 말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하늘 앞에 당당해야 하고 우리 마음의 욕망과 무질서를 바로 잡아야 하겠습니다. 탓을 남에게 돌리기보다는 내가 바로서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악에서도 선을 이끌어 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진정한 평화는 내면에 있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현장을 찾아가고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듣는다는 것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들으면 어눌한 말도 그 의도를 알아챕니다. 어떤이가 ‘저놈은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라고 말한다면 귀로 듣는 것만을 뜻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겼을 때 그렇게 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도자는 백성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백성은 지도자의 말을 잘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간의 사랑과 신뢰를 전제로 합니다. 무엇보다도 지도자라면 백성의 눈높이로 내려가서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백성은 위로와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꾸짖고 명령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소통은 내 것을 내려놓지 않는 이상 불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신과 고집은 구별이 되어야 합니다. 헌신과 봉사, 섬김의 지도자가 어느 때 보다도 그리운 때입니다.

6.4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8,994명의 전체후보자 가운데 39.8%인 3579명이 전과 기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범법자나 공인으로서의 기본책무도 다하지 못한 사람들이 지역행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서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늘의 그물은 빠져나갈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들, 하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들이 뽑히길 희망합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의 제자들이 동료제자를 뽑을 때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 주님께서 이 사람 중 누구를 뽑으셨는지 알려 주십시오’하고 기도하였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하늘이 뽑은 사람이 누구인지 먼저 묻고 투표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