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교육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 승인 2014.05.1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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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요즘같이 삭막한 세상에 훌륭한 스승 한 분을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이 각박한 세태에 훌륭한 스승이 되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어린 시절 우리의 뇌리에 각인된 스승님의 훌륭한 가르침은 삶의 영원한 좌표가 된다. 흔히들 교육이 희망이라고 말한다. 교육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을 창출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교육의 중심에는 선생님이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경쟁력 있는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혁신에 온갖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교육현장에서 인재양성을 통해 희망을 일구고 있는 선생님들은 참으로 소중한 존재들이다. 60, 70년대 부존자원도 없는 불모지 같은 이 땅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것은 바로 교육의 힘이었고, 그 중심에는 산업사회 인재양성을 위한 선생님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있었다.

예로부터 우리 사회에는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있어왔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고 배웠으며 교직을 성직이라고까지 했다. 스승을 항상 존경하고 스승의 은혜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스승의 날까지 정해놓았다. 그런데 오늘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교원의 사기와 권위가 추락할 대로 추락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제 존경받아야할 스승의 자리는 교실 어디에도 없고, 축복 받아야할 스승의 날은 학교의 문이 닫힌 지 오래이다.

그러나 정작 더 안타깝고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교사들의 사기와 자존심, 그리고 심각하게 추락되거나 도전받고 있는 학교의 권위와 신뢰가 그것이다. 선생님이 힘을 잃으면 아이들의 눈빛이 흐려지고 아이들의 눈빛이 흐려지면 나라의 장래가 어두울 것은 자명하다. 선생님이 존경과 신뢰를 잃으면 선생님의 말이 아이들에게 먹히지 않기 때문에 학습의 효과도 떨어지고 인성교육이나 창의성 함양도 불가능해 진다. 그러나 선생님이 존경 받으면 신바람 나게 교수·학습에 임하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교육의 생명은 사랑과 열정이다. 스승이 제자인 학생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고 열정이 없다면 소금이 짠맛이 없는 것과 같고 꽃이 향기를 잃은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 교육현장에는 많은 교사들이 건강에도 나쁜 분필가루를 마시면서도 그 분필을 놓지 않고 그것을 운명으로 알고 20평도 안 되는 교실을 생명의 성처럼 끝까지 지키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평생 교단을 지킬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어떤 사회적인 지위 때문이 아니요, 오직 교직을 통하여 학생의 성장과 함께 교사로서의 보람을 갖기 때문이다. 5월 15일은 마흔아홉 번 째 맞는 스승의 날이다. 우리 교육의 미래를 밝혀줄 희망이 바로 선생님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오로지 한평생 명예만을 추구하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가짐이야말로 바로 우리 교육을 살리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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