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 유길상 <청주금천제일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4.05.14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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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유길상 <청주금천제일교회 담임목사>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온 나라가 우울증에 걸리는 듯 침울하기만 하다.

모 지방관에서는 매주 금요일은 구내식당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주변의 식당가를 배려하는 모습이다. 주변 식당에게 디딤돌이 되어 보고자 하는 듯해서 가슴이 뿌듯하다.

디딤돌은 사람을 세워주는 것이고 걸림돌은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것이다. 사람을 세워주기 위해서는 내가 엎드려 디딤돌이 되어 줄 때 그를 높이 세워 줄 수 있다. 그러나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상대방을 세워주기 위해서 디딤돌이 되어 주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상대방을 넘어지게 하여 자기가 올라서려는 경향이 짙은 것 같다.

6.4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후보자들이 누구나 상대방을 넘어뜨려야만 내가 산다는 방식으로의 선거운동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을 바라는 건 욕심일까?

예수님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디딤돌이 되어 주셨다. 부한 자도 가난한 자도, 병든 자도 건강한 자도, 어린아이도 어른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의 디딤돌이 되어 주셨다. 그것은 곧 십자가의 죽으심이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 십자가를 밟고 올라서면 구원을 얻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구원의 디딤돌이 되어 주신 것이다. 예수님을 짓밟고 올라서라는 것이다. 자신은 죽어도 괜찮으니 어서 밟고 올라서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라고 소리를 지르시는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이다. 그래서 나는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 뭐라 말 못할 감동이 몰려온다. 나를 구원해 주시기 위해서 디딤돌이 되어 주신 그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을 잊어서는 안 되고 이제는 내가 주님을 닮아서 디딤돌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디딤돌이 되어주며 고귀한 희생을 치른 분들이 있다. 자기보다 학생들을 살리기 위해 디딤돌이 되어준 선생님들의 그 모습, 손님을 먼저 살리기 위해 디딤돌이 되어준 그 순수한 객실의 시간제 일을 하는 언니, 정말로 가슴이 아려온다. 그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디딤돌이 되어준 그 고귀한 희생정신이야말로 진정한 디딤돌의 삶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이렇게 세상에는 디딤돌 인생만이 있는 게 아니라 걸림돌 인생도 있다. 걸림돌 인생은 상대방을 넘어지게 하는 인생이다.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다. 여기저기 넘어지게 하는 걸림돌이 즐비한 듯하다. 걸림돌에 넘어져 눈물 흘리는 인생들이 한둘이 아니다. 걸림돌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조심조심 걸어야 하겠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나를 뒤돌아보는 것이다.

나는 세상에, 국가에, 공동체에, 가정에,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선 걸림돌이 되지 말아야 한다. 적극적으로 디딤돌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나를 밟고 올라서서 너 잘되라고 말할 수는 없을까? 그런 인생을 만난이는 없을까? 걸림돌 인생을 사는 것은 참으로 불행하다. 우리는 디딤돌 인생을 살아야 한다. 예수님께서 나를 밟고 올라서서 구원을 받으라고 십자가에서 모진 고통을 당하시며 돌아가신 것처럼 우리도 디딤돌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나를 밟고 내 옆에 이웃이 살아야 한다. 디딤돌 인생은 아픔이다. 더 나아가 죽음이다. 희생이고 나를 버리는 것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나를 버리고 예수의 삶을 사는 것이다. 예수 믿기 전에는 걸림돌 인생이었다면 이제 예수를 믿은 후에는 디딤돌 인생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사회와 우리 이웃을 위해서 이 하루를 걸림돌 인생으로 살았는가 아니면 디딤돌 인생으로 살았는가? 오늘도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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