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 시간의 조화 … 변화하는 먹빛에 취하다
물·먹 시간의 조화 … 변화하는 먹빛에 취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5.13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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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규 동양화가 22번째 개인전
18일까지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

'수묵-먹빛에 취하다' 주제

수묵 정신성·조형미 현대적 해석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화선지와 물과 먹과 시간은 내 작품을 이루는 근간이다.

작업을 하면서 먹과 물과 시간의 조화에 따라 변화하는 먹색은 나를 취하게 한다.

물의 양에 따라 먹의 농도에 따라 시간의 길이에 따라 번짐과 맺힘이 이루어진다.”

오송규 동양화가(사진)의 22번째 개인전이 충북문화관 숲 속 갤러리에서 18일까지 열린다.

‘수묵-먹빛에 취하다’란 주제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전은 선과 면의 조화를 농축된 먹빛으로 담아 낯설면서도 깊이 있고,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다.

오 작가는 작가 노트에서 “작업을 하면서 조마조마한 순간도 만나고 행복한 순간도 만나게 된다”며 “무심한 듯 흐르는 물, 유유자적 나르는 하늘의 새, 거기에 서 있는 나무, 변함이 없을 것만 같은 산, 이러한 것들이 나의 작품을 지탱하는 힘이다”고 말한다.

또 “산처럼 변함없이 푸근하게 새처럼 자유롭게 물처럼 느리고 여유롭게 꾸밈없이 촌스럽게 무심하게 나답게 살고 싶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작가는 진정한 소요유를 꿈꾼다. 세상 어느 것에도 집착함이 없게 함으로써 스스로 자유를 누리고자 한다. 이는 작가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난다. 자연의 광활함과 먹빛으로 어둠이 내려앉은 듯 보이는 시원의 공간은 단순하면서도 동양의 인식과 사고를 느낄 수 있다. 동양의 산수화이면서도 우리 전통회화에 나타난 미 의식과 수묵이 가지는 정신성, 조형미를 작가는 현대적 수묵화로 해석해 선사한다. 

윤우학 평론가는 ‘오송규의 먹빛’에서 “오성규의 회화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작업 속에 잘 담고 있다. 바로 '먹'이라는 재료의 물질적 존재성을 '먹빛'이라는 주제 속에 실존시킨채 한국화의 현실적인 생존율을 그 속에서 가늠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평했다.

그는 또 “작업 속에 등장하는 형태의 단순화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먹의 농축된 표정, 그리고 그것을 화선지라는 또 다른 물성 위에 융합시키는 일련의 조형적 실험은 이른바 수묵산수의 전통적 관념성을 양식 style이라는 현실적 형식 속에서 새롭게 되살리고 있다”면서 “화면에서 느낄 수 있는 먹의 물성적 실존성과 먹빛의 표상적인 은유성이라는 함수관계는 물질과 정신의 복합적인 조율을 통해 물질=정신의 재결합을 지향하는 오늘날 시대정신의 한 상징으로 주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송규 작가는 홍익대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부터 목우회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활동을 펼쳐왔다. 청주미술협회 회원, 한국기초조형학회원, 광화문아트포럼회원, 시공회, 동방현대채묵화회원이며, 현재 충북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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