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인데 위기인 줄 모르는 새누리당
위기인데 위기인 줄 모르는 새누리당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4.05.12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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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누리당 충북도당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잡음의 진수를 보여 주고 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청주시장 경선에서 차점자로 낙선한 남상우 전 청주시장은 당원명부 사전 유출로 자신이 피해를 봤다며 충북선관위와 청주지검, 청주지법에 잇따라 고발 및 경선결과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하면서 공개적으로 경선불복의사를 밝히고 있다.

게다가 충북도당이 지난 11일 발표한 지방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선정을 둘러싼 추문은 한편의 막장드라마를 연상시킨다.

당초 청주시의회 비례대표 신청자가 석연치 않은 추가 공모를 통해 충북도의회로 체급을 올렸고, 결국 당선권인 1번을 부여받았다. 많은 의혹과 함께 유탄을 맞은 예비후보들의 불편한 심기가 여러경로를 통해 나돌고 있다. 다른 비례대표 명단 속에서는 당협위원장들의 ‘자기사람 심기’ 흔적이 여기저기에서 묻어난다.

추가 공모과정에서 공천관리위원회가 새로 꾸려진 대목에 이르러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지역구 공천을 심사했던 1차 공심위는 무슨 속사정이 있어 비례대표를 심사하지 못했을까. 정말 궁금하다.

1990년대 지방자치가 부활했을 당시 충북의 표심은 확실한 우편향 성향을 보였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후보들이 과반을 차지하는 가운데 또 다른 보수의 한축으로 매김했던 자민련이 맹위를 떨쳤다. 반면 야당은 후보자 기근에 시달렸다.

하지만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고 할까. 지난 2004년 총선을 기점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조금씩 보폭을 넓혔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도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새누리당과 대등한 위상을 갖췄다.

요즘 개그맨 유재석이 한 프로그램에서 “저희가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를 했다. 정말 위기다. 진짜 위기는 위기인데 위기인 줄 모르는 것이다. 위기인 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만 살려고 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이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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