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지는 밤'의 정서를 담다
'길들여지는 밤'의 정서를 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5.06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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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아트센터 젊은기획자전 … 조지현씨, 10명 작품 소개
우민아트센터에서는 젊은 기획자전을 오는 6월 28일까지 선보인다.

젊은 기획자로는 아트스페이스 이드의 조지현 대표가 선정됐으며, 조 기획자는 ‘길들여지는 밤’이란 주제로 묶어 10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조 기획자는 이번 전시를 “인생의 ‘밤’을 대하는 심리학적 수용론”이라고 말한다. 그는 “길들여지는 밤에서의 ‘밤’이란 햇빛이 보이지 않는 하루이자, 일몰부터 일출까지의 시간을 뜻하기도 하지만 관용적으로는 죽음이나 공포, 고통, 불안과 같은 어두운 감정이나 고통스럽고 막막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밤으로 상징된 인생의 시련을 맞닥뜨리고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각자의 삶 안에 수용되기까지의 과정을 ‘밤’에 길들여짐에 비유해 작가들의 작품 안에 낮게 깔린 ‘밤’의 정서들을 심리학적 방법론으로 접근해 풀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 참여작가는 성왕현, 송유림, 양유연, 이유나+오헬리앙 뒤센, 임지희, 정해련, 황지윤, KKHH 등이다. 성왕현 작가는 죽은 사람에게 수의를 씌우듯 자본의 논리에 의해 철거되어 방수포로 뒤덮인 추억의 장소들은 넓고 파란 흐름으로 보여준다.

송유림 작가는 우회적인 암시를 통해 정적이며 감성적인 어조로 타인과의 갈등, 불안과 같은 밤의 감정들을 다루고, 양유연 작가는 전체 색감에서 느껴지는 무게감과 함께 작가 자신의 삶 연대기에 나타난 개인적 표상일 수도 있는 인물을 화면에 등장시킴으로써 인간이 품는 상처, 우울, 불안을 환기시킨다.

이유나+오헬리앙 뒤센은 영상과 조형 설치 작업을 같이 진행해 버려졌던 하나의 오브제를 자르고 벗겨 냄으로써 나타나는 형태와 재료 본연의 표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림배지희씨는 <별일 아니다> 시리즈로 감상자를 단순히 감상하게 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생경한 듯 익숙한 내면의 어두운 자아와 대면하게 만든다. 정해련 작가는 익숙하면서도 일상에서 지나쳐 버리기 쉬운 공간을 발견하고 머리에 실 핀을 꽂듯 공간을 주목시키고, 황지윤 작가는 몽환적인 느낌의 자연 풍경들을 화면에 담는다. 또 KKHH의 <적당한 사이> 작품은 상황에 따라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는 관계 속성에 주목해 공동체가 암묵적으로 ‘적당함’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지점을 포착한다.

조 기획자는 “이 전시는 1단계에서부터 5단계까지의 감정 단계를 설정하고, 서로 다른 층위의 감정으로 투영된 10명 작가의 작품들로 ‘밤’의 정서를 바라본다”면서 “심리학 이론의 5단계의 단순한 형식으로 감정의 층위를 구조화하는데 이는 전시의 ‘밤’으로 상징된 인생의 시련이자 과업을 우리의 삶에 유연하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해석의 단초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지현씨는 스토리아트레지던스 지역특성화 레지던스 사업 선정(2012),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리그 3기를 수료(2013)했으며 현재 아트스페이스 이드(Art Space id)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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