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물관학
신박물관학
  • 윤병화 <세경대 교수>
  • 승인 2014.04.2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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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윤병화 <세경대 교수> 

박물관은 지난 수세기 동안 점진적으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인류의 보물창고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박물관은 사회와 끊임없이 반응하며 자구적인 노력으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였다. 이는 박물관의 정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제박물관협회, 영국박물관협회, 미국박물관협회, 우리나라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등을 살펴보면 박물관이 수집, 보존, 연구, 전시, 교육 등의 기능을 바탕으로 사회와 문화를 위한 공공의 성격을 지닌 공간으로 진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박물관의 역사를 통해서도 박물관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즉, 박물관은 철학자들이 담소를 나누며 예술품과 학문적 성과물을 보존하던 뮤제이온(Museion)시기에서 수집과 후원행위를 통해 얻은 다양한 자료를 보관하던 스투디올로(Studiolo)시기로, 다시 절대왕정의 강력한 통치력으로 일부 이용자만을 위해 만든 전시공간인 갤러리(Gallery)시기로 변화해 왔다. 이러한 근대 이전까지의 박물관은 수집과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었다면 근대로 오면서 자료를 공공의 문화자산으로 인식하면서 대중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뮤지엄(Museum)시기가 열리게 되었다. 이때의 박물관은 국가 이데올로기를 선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수집, 분류, 감정기법이 도입되었으며, 상설과 특별전시의 구분이 이루어졌다. 이후 박물관의 양적 또는 질적 성장으로 결국 새로운 시각으로 박물관의 기능을 세분화한 뉴뮤지엄(New Museum)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탈역사화적 개념을 바탕으로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전시가 아닌 지역과 환경을 아우르며 이용자를 위해 다채로운 활동을 추진하면서 사회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시기로, 이것이 바로 지금의 박물관이다.  

이처럼 박물관 역할의 확장은 박물관을 연구하는 학문 자체의 확장을 가져왔다. 본래 박물관학(Museology)은 박물관의 개념, 역사, 기법 등을 포함한 박물관의 전문 운영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런 박물관학의 기능을 더욱 세분화하여 사회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 바로 신박물관학이며, 이는 구박물관학을 보완한 뉴뮤지엄시기의 중요한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신박물관학은 과거의 박물관에 대한 시대적 담론이 서서히 대중화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등장한 개념으로 지역주민과 이용자의 참여를 통해 공동활동이 이루어져 실천적인 박물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박물관을 매개로 소통과 참여가 이루어지면서 실질적인 지역 발전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신박물관학은 소수의 박물관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이용자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현재의 박물관 상황에 가장 적합한 개념이다. 이용자 중심의 박물관을 위해 향후 신박물관학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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