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 송준호 <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 승인 2014.04.2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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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주위-가족들 배려·대화 큰 도움

송준호 <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며칠 전, 인천에서 제주를 운항하던 여객선이 진도 부근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과 여행객, 일반 승객, 승무원 등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사망하는 큰 사고였습니다.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 있고 이 글을 쓰는 필자 역시 가슴이 먹먹합니다.

많은 이들이 구조되지 못하고 실종되어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종자들을 모두 찾아 구조할 수 있기를 국민 모두가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구조된 이들에 대해서도 걱정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고를 겪고 난 생존자들은 대개 후유증이 남게 되는데,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고 합니다.

진도 여객선 침몰과 같이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고나 재난을 당한 사람은 여러 가지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겪게 됩니다.

이런 증상은 주로 사고 직후에 나타나지만, 길게는 6개월이 지나서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으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통칭합니다. 여기서 외상은 신체적 손상보다 정신적 상처를 뜻하는 말입니다. 화재나 홍수, 지진 등 대형사고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교통사고, 강도, 성추행 등이 모두 그런 상처를 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주로 불안과 절망감을 느끼거나 두통, 소화불량, 불면증 등을 호소합니다. 심하면 감정적으로 상황에 맞게 반응하지 못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을 줄도 모르는 상태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즉 정신적으로 과민상태에 빠져 깜짝깜짝 놀라거나 기억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사고가 실제처럼 다시 느껴지고 꿈이나 환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충격적인 경험에 얽힌 감정과 생각,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피하려한 나머지 감정반응이 마비되는 것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재난이나 사고를 당한 사람 중 약 70% 정도가 당황하면서 무기력하고 감정반응이 무디어지는 증상을 보이고, 15% 정도는 더 심한 정신병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나머지 15% 정도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을 정도로 침착하고 신중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스트레스 요인 하나만이 이런 장애를 일으키는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겁니다. 타고난 기질이나 소질, 환경, 나이 등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슷한 경험을 했다든지 자신을 지지해줄 수 있는 여건이나 시스템이 없을 경우에 더 쉽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같은 병명을 지녔다하더라도 환자 개개인의 성향이나 여건에 따라 발병 여부나 치료 호전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심신민란, 간기울결, 신허, 기혈부족 등으로 변증하여 치료하고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같은 질환을 앓더라도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증 결과에 따라 침구치료와 한약 처방을 하게 됩니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이와 같은 침구치료와 한약의 단독 혹은 양약과의 병용 치료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날 경우, 우선 증상이 장기화되거나 만성적으로 경과하지 않도록 초기에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환자는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아 도움을 청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운동이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주변 사람들 역시 환자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보내 스트레스 상황에서 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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