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김동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 물을 솨-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린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시 한 편도 묵은 친구처럼 정겹습니다. 국어 시간에 생각도 없이 달달 외웠던 북청 물장수. 한줄 한줄 읽어내려갈 때마다 입에 착 붙는 것이 시의 맛도 시원합니다. 행과 행 사이에서 사라진 것들이 잔영으로 남아 짧은 침묵으로, 묵언의 여백으로 다가옵니다. 그리움이 눈에 묶여 가만가만 시의 행간을 서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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