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구절 꽃처럼 예쁘게 살고 싶은 마음
구절구절 꽃처럼 예쁘게 살고 싶은 마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4.15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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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활동 권순갑 시인 '꽃들의 불륜' 출간
4부 구성 … 시편 소제목마다 꽃 내음 가득



음악을 연주하는 숲속 요정 깽깽이풀

가을이면 사라졌다 봄이 오면 찾아와

갑자기 솟아나온 꽃 보랏빛 마술사



사랑받는 요정의 춤 사이로 아래서부터

한 송이씩 꽃피우는 남쪽지방 마술사

꽃피는 개화시기가 짧기 만한 깽깽이풀

 

  - 마술사 깽깽이풀 전문

음성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순갑 시인이 정형시집 ‘꽃들의 불륜’을 출간했다.

‘꽃들의 불륜’은 시인의 두 번째 정형시집으로 시집 전체에 꽃 이야기로만 엮었다.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했다. 차례에 실린 4부의 각 시편의 소제목들이 모두 꽃이다. 미모사, 호박꽃, 각시붓꽃, 노루귀꽃 등 봄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꽃밭을 보듯 글 꽃밭으로 채워져 있다.

권 시인은 “꽃 피는 봄을 맞아 나 역시 꽃을 노래한 시집을 펴내게 되었다”면서 “꽃처럼 곱고 예쁘게 살고 싶은 마음을 구절구절 표백하면서 나도 한 송이 꽃처럼 환해지는 느낌을 받곤 했다”며 출간 소회를 밝혔다.  

시조집에 실려 있는 많은 시편은 동물과 식물, 자연에 관한 시인의 애정 어린 시선이 가득하다. ‘소백산 언저리에 올망졸망 숨어있는’ 철쭉꽃과 ‘희디흰 그리움으로 봄 오면 눈물 지우며 서럽게 피는 꽃’ 조팝나무, ‘어둠을 밝히는’ 목련꽃 등 봄의 향기처럼 시집은 꽃 잔치를 이룬다.

이에 반영호 시인은 “누가 뭐래도 권순갑 시인은 꽃과 나무와 자연을 노래한 낭만파 시인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적 내면이 가슴속 깊이 내재하여 있음을 들여다볼 수 있어 그가 풍류와 고결함의 옛 선비 기품을 꼭 닮았”다고 시인의 인품과 시인의 시가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정희 시인은 “권순갑 시인은 꽃을 보고 삶을 노래한다. 그 노래는 꿈의 반경을 돌아 아스라한 여운을 남긴다. 편편이 배어 있는 삶의 진실에서 우리는 웃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 내밀한 향기를 맡는다. 아름다운 시어 자체가 그윽한 내음이었고 거기 꽃의 전부가 농축된 것처럼 정제된 시구마다 삶과 철학과 가치관이 묻어나면서 유려한 감동에 젖는다. 꽃이기 전에 눈부신 고통이었다는 메시지를 해독하며 세상을 꽃 하나로 클릭하는 시인의 삶을 천착하는 것이다”고 평했다.

권 시인은 난해한 시보다는 독자들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로 다가온다. 시의 난해성과 이해성을 떠나 온전히 시인이 바라보고 즐거운 현재의 시선을 꽃으로 드러낸다.

권순갑 시인은 문예한국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또 문학 저널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조로 등단해 자유시와 정형시를 함께 써오고 있다. 시집으로 ‘나무로 살고 꽃으로 피어’, ‘산 모롱이 저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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